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아무개 Dec 07. 2020

시간'내서' 만나요.

"다음에 식사나 같이 해요."

"다음에 밥 한 번 먹자."

"다음에 술 한잔하자."

"다음에 보자."

"시간 나면 보자."


다음에, 다음에, 그놈의 다음에…….


으레 하는 인사치레들, 저는 그런 인사치레가 싫습니다. 저런 말은 보고 싶은 사람을 멀어지게 하는 그런 묘한 힘을 가졌습니다.


얼마 전 만났던 후배의 말을 듣고 멍해졌습니더.


"저는 시간 나면 만나요라는 말이 싫어요, 시간이 어떻게 나요? 시간을 '내서' 보는 거지."


나와 같이 인사치레를 싫어하던 친구.

그 친구의 말은 참 매혹적이었습니다.


소중한 사람이라면 시간이 날 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만나야 한다는 것.


문득 그 친구와 여행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합니다.


"우리 '내년'에 같이 템플스테이 하러 갈까?"

"좋아요, 미리 말씀만 해주시면 시간 비워 놓을게요."


-


대중적인 인사치레가 싫습니다.

그래서 나만의 인사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나이 먹을수록 보기 힘든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언젠가는 보고 싶은 마음을 담은 말...


-


"죽기 전에, 꼭! 밥 한 번 같이 먹어요."


작가의 이전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