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우우우우우우……. 쾅!!
볼링공이 길을 따라가고 곧 핀과 부딪친다.
잠시 후 리턴 덱에 볼링공이 올라오고 다시 굴린다.
볼링을 못한다.
많이 해보지도 않았지만 원체 공이 들어간 놀이는 젬병이다.
던질 때마다 레인 옆 구덩이 빠지기 부지기수다.
옆에서 보던 후배가 안쓰러웠는지 한 마디 한다.
"선배님, 공이 너무 휘어요. 일자로 던져봐요."
후배의 말을 들은 후 나는 천천히 그리고 일직선으로 굴린다.
일직선으로 굴러가는 볼링공……인 줄 알았으나 중간 라인을 넘자 왼쪽으로 휘어버린다.
신중을 다해 던졌던 내 공은 결국 하나의 핀을 맞춘 채 사라졌다.
나는 분명히 일직선으로 굴렸다 생각했는데 결과는 아니다.
문득 이것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샛길로 가거나 혹은 제대로 된 길이 아니거나,
내가 올바르다 굳게 믿었던 게 사실 바른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그런 인생에 대한 잡다한 생각들.
첫 번째 판이 끝났다. 점수 내기라 다음 판을 시작했다.
깊게 생각하고 계산해서 승부를 보는 건 아무래도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두 번째 판부터는 그냥 던졌다. 아무 생각 없이, 있는 힘껏.
아이러니하게도 두 번을 제외하고 대부분 9개의 핀을 날리거나 스트라이크 혹은 스페어를 기록했다.
갑자기 헛웃음이 났다.
볼링을 통해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다니 참으로 재밌는 삶이다.
내가 믿고 있는 '진리'는 사실 진리가 아닐 수도 있는 것 그리고
때때로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저질러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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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뭐 있나 그냥 훌랄라 사는 거지.
아 근데 결국 두 번째 판도 졌다, 아쉽게.
죽기 전에 한 번쯤은 이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