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때 글쓰기
서울에서 이십 년,
천안에서 사 년,
인천에서 일 년,
대구에서 이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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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자란 곳은 서울이지만
역마살이 꼈는지 타향살이하고 있소.
내가 밟는 땅에 정 좀 주려 하면 떠나니
깊은 연은 고사하고 주위에 사람조차 없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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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터놓고 이야기할 벗 한 명 없으니
텅 빈 내 마음은 그저 공허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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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잘 살고 있소?
나는 외롭고 또 외롭소.
그대, 만약 여유가 있다면
마음 한 줌 내어 내 안부 물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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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지,
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단 한 번만 물어봐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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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음 한 번이면 나는 족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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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 마오.
저기 구석에 있는
당신의 발밑에 있는 나를
부디 잊지 마오, 나는 아직 살아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