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에게 몹시 화가 나서 그에게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이 100 정도 있었는데, 그중 30도 다 하지 않았다.
‘못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겠다.
100분의 30 미만
왜 내가 30 밖에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아니 다시.
왜 내가 30 밖에 하지 않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해 글로 정리하기로 한다. 이런 결정은 내가 좋아하는 한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사랑스러운 연인이자 현명한 아내가 되기 위한 일이며, 또 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
친구로 지낸 3년, 연인으로 지낸 9년, 부부로 지낸 3년 하고도 10개월 즈음. 나의 남편을 알고 지낸 지 약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남편의 성질과 감정을 '가슴으로' 이해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남편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남편을 이해하는 ‘듯한’ 지금의 내 상태가 그간 남편과 싸움하며 보낸 고통의 상태보다 오조오억 배 정도 평강의 상태라는 점은 나에게 다행스럽다. 이 모든 다행은 내가 100분의 30 미만 만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글로 쓰며 스스로 씹어 넘기고 다시 게워내고 또 곱씹어서 내 몸 안에 잘 소화시킬 예정이다. 좋은 영양분이 되길. 부디 불필요한 군살이 되지 말고.
나의 에너지
나의 에너지는 어떤 사람보다도 뜨겁고, 빠르고, (겉으로 볼 때) 강하고, 직선적이어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기분에 따라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의 100 아니 그 이상의 감정 분량을 남편에게 쏟아댔다. 15년 간. 친구이거나 연인일 때는 나의 그런 과잉 에너지가 남편에게 매력으로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 후 이전보다 더 많은 물리적 시간을 나와 보내다 보니 내 넘쳐나는 에너지를 받아내는 그의 에너지가 급속도로 고갈되기 시작하더니 언젠가부터 고장 난 자동차처럼 걸그덕거리고 지쳐 보였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그의 에너지가 다 소진되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