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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Jan 23. 2017

[TAI] #9. MAD (2): Ceramics

2016.12.29(CHAPTER.3): Art Inspiration 9

이번에는 MAD에서 만난 세 명의 도예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하겠다.


#9. Museum of Art & Design (2): Ceramics


추상표현주의 '도조'

그리스계 미국 도예가 피터 볼코스(Peter Voulkos, 1924-2002)는 도예사에서 가장 급진적인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는 도예의 기초를 담은 포터스 북(potter's book)의 모든 규칙을 파괴하고, 그럼으로 해서 점토와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한 세대의 예술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볼코스는 장기적이고도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완전히 장르를 변환한 것은 15년 정도로 매우 빨라서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이 전시는 볼코스의 1953년부터 1968년 동안의 기간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이때 정통 기법, 도구, 형태 등을 거절하고 대신 매체에 대해 총체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추구했다. 그는 자발적으로 항아리 모양을 부수어 조각을 내고 그것들을 새로운 시각언어로 재확인하였다. 그는 색상과 대조를 사용하여 자기 오브젝트의 시각적 통합을 방해했다. 그는 규모와 복합성 면에서 어마어마하고 웅장한 기념비적인 조각들을 만들었다. 그는 도자기와 함께 다른 매체도 탐구해 보았으며, 회화와 청동상을 더해 그만의 독특한 일련의 작품세계를 발전시켰다.


오늘날 그의 돌파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도예는 미술계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었는데, 볼코스의 확신인 "회화는 조소를 돕고, 조소는 회화를 도우며, 도자는 둘 다를 돕는다."라는 말은 많은 현대 예술가들이 여러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것을 미리 예견한 것만 같다.





볼코스의 작품세계 변화를 보여주는 타임라인 (좌->우)


재향군인 출신인 피터는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 도자를 주도했던 오티스 그룹(Otis Art Institute)을 비롯하여 미국 세라믹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한국 현대 공예사에서는 조형도자라는 뜻의 도조(陶彫: 쓰임에 기초한 전통적 도자기 형식을 현대미술 개념으로 바꾸어 재구축한 도자기 제작 경향)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초반의 볼코스는 휠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항아리 기법을 추구했다. 그런데 위 사진의 네 번째 작품부터 변화가 일어난다. 이 항아리는 마치 거꾸로 세워놓은 것 같기도 하고 끝부분에 접시를 올려놓아 주둥이를 막은 형상이다. 처음에 이것을 생각했을 때 이 얼마나 혁신적인 아이디어였을까.


전통적 도자공예의 기형을 파괴하여 조각의 영역에 다가가는 실험은 미술대학에 속한 도자공예학과에서 주도하였다. 구미 유학생들의 귀국으로 더욱 활성화되어 1990년대 후반을 전후해서는 도자공예를 개설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도조가 교육과정의 중심이 되었다. 도조는 공예활동을 현대미술의 범주에 편입시키는데 기여한 반면, 전통적 기형이 담당해온 일상의 쓰임을 파기함으로써 생활문화의 핵심적 책무를 외면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한국 현대 공예사의 이해』(최공호, 재원, 1996)


마치 인간의 형상(anthromorphic)을 한 도조.

첨언하자면, 예전에 지은 박물관에는 보통 창문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대미술관에서는 창문을 가끔 발견하게 된다. 기존의 규칙들을 파괴하는 것이 미덕인 현대미술이니까. 뒤편의 통유리로 콜럼버스 서클이 보여서, 위층인 5-6층에서는 좋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겠다.




이 거대한 조형물은 점토로 만든 것이 아닌 마치 고철로 만든 것 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다. 미군으로 2차 대전에 참전했던 기억이 녹아나는 것 아닐까. 피터가 베테랑이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이 작품은 탱크를 짜부라뜨린 것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나올 법한 소품 같기도 하여 대단히 아름다웠다. 조각 작품 뒤쪽에 시각적으로 관련한 페인팅도 걸려 있었다. 색상이라든가 형태적 요소의 위치가 조각의 그것과 상당히 일치하였다.


채색조각 [ 彩色彫刻 , polychrome sculpture ]

다색 조각(多色彫刻). 20세기, 특히 1950년대 이후 부쩍 많이 나타나기 시작한 경향으로, 색채가 있는 재료를 써서 만든 조각이나 채색을 한 조각을 말한다. 이런 채색 조각은 현대 조각의 큰 특징으로 르네상스 이래의 긴 전통을 깨고, 금세기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시도되었다. 금세기 초 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은 조각가들, 특히 아르키펭코에 의해 시도된 이래, 여러 조각가들이 제작에 열중했다. 1930년대 이후 채색 조각은 주로 미국의 스미스 David Smith(1906~1965), 칼더 Alexander Calder(1898~1976) 등에 의해 제작되었다.

채색 조각의 새로운 운동은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되어 1960년대에 전성기를 이루었다. 이러한 동향이 전개된 이유로는 현대 회화가 색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옵 아트, 미니멀 아트와 같은 경향의 회화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과 조각과 회화의 결합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조각 재료가 개발되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새로운 재료란 채색 효과를 직접 창조해낼 수 있는, 본래부터 색채를 지닌 것(플라스틱 등)과 페인트나 아크릴 합성수지 도료 등으로 도장된 산업적 완제품들로 이에 손질을 가해 작품에 이용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조각이 재료의 자연색을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은 르네상스기에 확립된 것으로서, 그 이유는 그들이 모범으로 삼는 고전 고대의 조각들이 자연색이었다는 것이었지만, 사실 당시 고대 조각의 대부분은 원래는 채색 조각이었다. 구석기, 신석기시대의 동굴벽화도 주로 적, 황, 토(赤, 黃, 土) 등으로 채색이 되었던 흔적이 있으며, 고대 이집트의 조각상을 보면, 남성은 적갈색, 여성은 연한 노란색 등으로 채색되어 있었다.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 시대에는 채색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던 듯 하나, 전체적으로 보면 채색조각은 조각의 전 역사를 통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주된 경향이었다.

현대의 주요 채색 조각가들로는 부서진 자동차의 유색 금속판을 조합하여 만드는 챔벌레인 JohnChamberlain(1927~ ), 색 네온으로 작업을 한 크리사 Varda Chryssa, 반투명이지만 뚜렷한 색을 지닌 플라스틱을 이용하는 데이비드 웨인리브, 다색채의 점토 조각을 제작한 불코스 Peter Voulkos, 표면에 패턴이나 형식을 첨가함으로써 환상적 공간 관계를 창조한 허드슨 Robert Hudson 등이 있다.

채색조각 [彩色彫刻, polychrome sculpture] (세계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



볼코스는 마치 공연 예술인 것처럼 연극적인 데모를 무대 위에서 보여주었고, 그 모든 것을 통해 실험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계속해서 도자기 형태로 돌아오게 된다.  


위의 사진은 많은 관객들을 두고 무대 위에서 '도자 퍼포먼스'를 했는데 이때 작품을 파괴하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하면서 진화해 나가는 그 '과정'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보였다.


과거의 완벽주의적 미학은 과정을 들키면 안 되었다. 마치 생득적인 양.   


work in progress

예술이란 본디 아름다움(미)을 추구하는 기술이고, 미라는 것은 완벽성을 대할 때의 경외심이므로, 더 이상 손댈 곳 없는 완전무결함에서 얻는 오르가즘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 고대 미학의 기본적인 바탕(플라톤의 이데아론)이다. 그로부터 출발하여 많은 혁신적인 예술가들의 끊임없는 실험과 실패와 발전으로 새로운 사조를 창조하게 된다. 언제 예술가는 자신의 예술작품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작품이 그들의 손에서 떠날 때? 작가가 죽었을 때? 현대미술이 개념예술이고 심지어 관객과 상호 참여적이기 때문에, 예술품은 작자가 죽은 그 이후에도 작품이 가진 가치와 의미가 홀로임에도 불구하고 진화하고 있다.










chris antemann

FORBIDDEN FRUIT


세라믹 학석사를 하고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전시를 하고 있는 Chris Antemann은 18세기 형식의 자기 조각상에서 영향을 받아 그의 작품은 남녀관계의 역할을 깊게 들여다보고 풍자한 컨셉과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와 테마, 그리고 사건들은 서로를 강화시키고 그 자신의 언어를 효율적으로 형성하면서 가정의 의례, 사회적 예의, 그리고 금기를 말한다. 저녁 만찬, 점심 피크닉, 관상용 정원 등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로부터 온 테마가 현대적으로 정교하게 표현되어 그녀의 비틀린 동화들을 펼쳐내는 무대가 되고 있다. 

섹슈얼하고 퇴폐적인 미를 보여준 이 작가의 작품은 고상하고 우아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로마시대의 향락적인 연회를 살짝 엿보는 듯하다.






레몬트리 샹들리에


자기로 만든 샹들리에라니 무거워 깨질 것 같아 조심스럽다. 재료의 선택과 주제와의 관계는 긴밀하게 연결된다. 순백색의 자기로 표현한(구운 후에 채색한 기법) 에티켓과 타부는 주변부에 설치한 거울이나 빛을 이용하여 보다 적나라하게 향락적인 욕망(식욕, 성욕)을 제시하고 있다.



(3)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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