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간이 좁아지며 자꾸 눈을 껌벅인다.
눈물 한 방울 어떻게든 떨어뜨려 보려 최대한 눈꺼풀을 세게 감는다.
몰래 쳐다볼 때마다 눈을 슬쩍슬쩍 돌리지만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먼저 왜 그래? 뭐 해줄까? 소리가 듣고 싶은 거지.
떨어져 살게 되었는데 한동안 엄마를 찾지 않길래 내심 안도했다.
아이 마음속에는 아마도 전쟁이 일어났을 텐데.
울며불며 떼쓰지도 않고 어른들 힘들게 하지 않으니 괜찮은 줄 알고 고마워했던 게 미안했다.
모른 척 있으니 몸을 비비 꼬면서 ‘흥, 칫, 뿡’ 연달아 발사한다.
소리를 조금씩 높여가며 기분이 좋지 않음을 계속 알린다.
기분을 달래주려 읽어 주는 동화책을 펼쳤다.
각 장마다 엄마라는 등장인물이 빠지지 않는다.
아이에게 엄마는 온 세상이니 당연한 건데 이렇게 엄마라는 단어가 목에 걸릴 줄이야.
처음 몇 번은 엄마라는 단어를 읽지 않기도 하고 엄마를 고모로 바꿔 읽어보기도 했다.
뭔가 마음이 불편했다. 걱정이 되고 불안해서 상담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니 있는 그대로 하는 것이 좋다는 답을 주셨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읽고 아이가 궁금해하면 답해주려 하지만 아이 얼굴에 그늘이 질 때면 태연하기 어렵다.
“이렇게 엄마가 다 많은데 나만 엄마가 없어”
투정하듯 속마음을 내비치니 내 마음에 달려있던 추가 한쪽으로 기운다.
성급하게 적절한 답을 머릿속에서 뒤져보지만 생각나지 않는다.
진땀이 슬쩍 난다. 애써 차분하게 답을 만들어 본다.
“왜 엄마가 없어. 별이를 낳아준 엄마도 있고, 키워주는 고모도 있잖아.”
“엄마랑 같이 사는 게 아니잖아.”
“엄마랑 같이 사는 건 아니지만 엄마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 고모가 엄마가 되어줄게.”
“고모는 진짜 엄마가 아니잖아.”
얼마나 엄마랑 같이 살고 싶을까.
“맞아. 고모는 별이를 낳아준 엄마는 아니지만 별이가 엄마가 필요한 순간엔 언제든 엄마가 되어줄게.”
“그럼 고모를 엄마라고 불러도 돼?”
“그럼 당연하지. 언제든 별이가 원하는 대로 해. 고모라고 부르고 싶으면 고모가 되고 엄마가 되어 주었으면 하면 엄마가 되어줄게. 언제든 늘 고모가 옆에 있을게.”
활짝 웃진 않아도 살짝 미간이 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힝, 그래도 엄마가 보고 싶어.”
“그렇지, 엄마 보고 싶지. 고모도 다 알아.”
하며 아이를 끌어안아본다.
꽉 안아서 이 아이 마음에 구멍이 커지지 않기를. 조금의 슬픔이 있다면 꽉 짜내버리고 싶다.
별아, 고모는 배 아파서 너희를 낳은 진짜 엄마는 아니야. 하지만 너희를 누구보다 사랑해.
너희가 울고 웃을 때 고모도 같이 울고 웃으며 매일이 지나간다.
너희가 아니었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사랑과 행복을 알게 되어 정말 고마워.
너희들로 인해 고모는 행복한데 정작 너희들은 혼란스럽고 허전할까 봐 불안하고 두려운 순간들이 있지만 노력할게. 그건 어른의 몫이니까.
가짜 엄마지만 엄마로 만들어 주어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