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죽의 도쿄여행 6-6

도쿄의 맛

by 넙죽

일본식 중식을 찾아서


도쿄지역에는 일본의 다른 지역들 보다 중화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래도 도쿄 근교에 위치한 요코하 마에 대규모 차이나타운이 있는 영향인 것 같다. 도쿄에 도착했을 때, 도쿄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자신이 아는 최고의 맛집이라며 데려간 곳도 중식당이었다. 일본에서 중식당을 가는 것은 사실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어떤 메뉴가 있을 지 짐작이 가지 않았었다. 한국에 있는 중식당의 대표 메뉴인 짜장면이 이 곳에 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짜장면은 명백하게 한국화된 중식이니까. 한편으로는 몹시 궁금했다. 일본에서 인기있는 중화요리는 무엇일까. 나는 도쿄에서 이방인들의 음식을 탐험해보기로 했다.

친구가 나를 데려간 곳은 작지만 활기가 있는 곳이었다. 원래는 꽤나 한산하고 동네사람들만 아는 맛집이었으나 일본의 한 예능인이 자신의 맛집으로 SNS에 게시하면서 갑자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친구는 이 곳의 단골이었는데 사장님이 돈은 전보다 많이 버실지는 모르겠는데 더 행복해보이시는 않는다고 했다. 가끔 너무 힘들다고 친구에게 토로하셨다고.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차항이라고 불리는 볶음밥이었다. 볶음밥 위에 계란 지단을 올리고 짜장소스를 얹어주는 우리식 중화볶음밥과는 달리 계란과 파가 밥알 사이 사이에 골고루 들어가있고 밥알 자체에 윤기가 흐른다. 다른 특별한 소스는 추가되지 않는다. 볶음밥 고유의 맛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간은 꽤 적당했고 밥알 자체가 살아있어 씹는 맛이 있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음식을 맛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우리나라가 음식의 풍부하고 다양한 맛을 추구한다면 일본은 음식의 재료가 가진 자체의 맛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일본식 볶음밥, 차항

차항을 맛보고 만두를 몇가지 주문했다. 역시나 중국집은 군만두다. 야끼교자라고 불리는 일본식 군만두는 한쪽면은 바삭하게 굽고 다른 한면은 촉촉함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만두 하나에 두가지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하지만 나의 미각을 사로잡은 것은 야끼교자 쪽이 아닌 탕수만두쪽이었다. 아직까지 만두는 초간장에 찍어먹어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입맛의 나에게 탕수만두(아게교자)는 일종의 혁명이었다. 왜 그동안 탕수육 소스에 군만두를 찍어먹을 생각을 하지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박한 맛이었다. 바삭바삭하게 튀겨진 만두피의 식감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탕수소스의 새콤달콤한 맛이 혀끝에 감돈다. 이 탕수만두가 이곳에서 인기메뉴라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만도 같다.

야끼교자
탕수만두

탕수만두의 감동이 사라지기전 토마토 달걀 볶음을 주문했다. 토마토와 달걀을 볶은 요리는 중국 본토에서도 먹어본 바가 있는 요리라 익숙했다. 중국의 그것도 다른 점이라면 중국식 토마토달걀볶음인 시홍시차오지단의 경우에는 딱히 주인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일본식 토마토 달걀 볶음의 주인공은 달걀이었다. 앞서 맛본 차항에서도 느꼇던 바지만 일본인들은 참 달걀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달걀의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사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우리나라에서 달걀 파동이 일어났을때 같이 티비를 보던 여자친구가 아마 일본에서 비슷한 파동이 일어났으면 더 난리가 났을거라고 이야기 했는데 왜 그런 말을 했는 지 알 것 같다. 우리나라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의 고기류가 비싼 일본에서는 단백질의 보충을 생선이나 달걀, 닭고기 등에 많이 의지하는데 특히 달걀의 비중이 크다고 한다. 그 때문에 달걀 요리를 좋아하고 많이 발달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토마토 달걀 볶음

이미 충분히 먹었다는 기분이 들면서도 약간 허전하다는 기분이 들어 야끼소바를 하나 더 주문했다. 이 야끼소바를 주문할때 친구는 나를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 많은 양이 다 들어갈 배가 있느냐면서. 나는 호기롭게 배를 두들기며 답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음식이 다 내 뱃살이 되었다고. 야끼소바가 나오고 젓가락을 들어 맛보기전 야끼소바의 모습부터 천천히 감상했다. 생각보다 채소의 비중이 많은 듯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볶음면 종류를 중화요리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볶는다는 조리 방식 자체가 일본 요리보다는 중국 요리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긴 일본 요리 하면 불 위에서 춤추는 철냄비 보다는 예리한 칼솜씨가 더 떠오른다. 채소가 많아 그 부피가 상당한 야끼소바를 반쯤 먹었을 때 그만 먹어야 하나 생각이 잠깐 들기는 했지만 신기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친구의 기대감을 저버릴 수 없기에 속도를 내어 야끼소바 한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버리고 가게를 나섰다.

채소 가득 야끼소바


일본 라멘의 원류, 중화면


외국인들은 라멘을 일본 요리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일본인들은 라멘을 중화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라멘의 원류가 요코하마의 차이나 타운에서 팔던 중화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통 면요리는 소바나 우동이고 라멘은 중화면이라는 것이다. 요즘에야 유명한 라멘 전문점이 많지만 옛날에는 라멘은 중화요리집에서나 먹는 것이었단다. 어쩌면 라멘은 일본의 짜장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일본에는 라멘 말고도 일본화된 중화면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어쩌면 라멘의 형제격이라고나 할까. 일본에 불시착한, 다양한 중화면들을 만나보자.

일본 드라마에서 '탄멘'이라는 면요리를 본적이 있다. 채소가 듬뿍 들어간 맑은 국물의 면요리였는데 라멘도 아니고 우동도 아닌 것이 매우 생소했다. 굳이 우리말로 풀이하면 탕면이라는 것인데 산뜻한 맛이 일품이었다. 국물까지 다 마셔도 건강해지는 맛이랄까. 동물성 지방의 풍부한 맛이 가득한 라멘과는 겉모습은 비슷하면서도 매우 달랐다. 라멘이 듬직한 큰형이라면 탄멘은 평소에는 존재감이 없지만 왠지 모르게 의지가 되는 작은형 느낌이랄까. 전날 맥주와 기름진 음식으로 달렸던 나의 위장과 혈관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느낌이라서 좋았다.

온 몸이 정화되는 맛, 탄멘

라멘의 또다른 형제는 탄탄멘이다. 대만이나 중국의 사천지방에서 흔히 접해볼 수 있는 요리이지만 대만식이사천식 탄탄멘이 비빔국수의 형태인데 반하여 일본의 탄탄멘은 국물이 가득하다. 이름만 탄탄멘이지 매운 라멘처럼 보인다. 고소한 맛이 더 추가된 라멘이랄까. 아마도 매운 맛으로 유명한 사천의 탄탄멘이 현지화 과정을 거쳐 지금의 형태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요코하마의 차이나타운에서 지금도 불티나게 팔리는 탄탄멘을 보면 현재 일본의 라멘이 중화면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사실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차이나 타운의 어느 가게를 가도 일본식 탄탄멘을 맛볼 수 있다. 그만큼 일본화에 성공한 중화면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일본의 탄탄멘은 중국의 탄탄면과 일본의 라멘의 사이 그 어딘가의 맛이다.

붉은 국물의 탄탄멘


일본화된 서양의 맛, 오므라이스


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한국에 꽤나 많았던 경양식집들이 기억난다. 가벼운 양식집이라는 뜻의 경양식. 지금에야 프랑스 요리, 이탈리아 요리, 더 나아가 스페인 요리까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니 양식이라고만 말하면 어느 나라 요리를 주로 내는 요리집인지도 알 수 없고 더군다나 경양식이라는 이름만 보아서는 어느 나라의 음식인지 더 추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요즘 애들은 경양식이라는 말만 들어서는 어떤 음식을 파는지 알 수가 없을테지만 이제 아재가 되어가는 나는 그 경양식이라는 음식들을 먹어봤기에 어떤 음식들인지 안다. 돈가스, 비후가스 등에 밥과 스프 등이 곁들여 나오는 일본식 양식이라는 것을. 그리고 돈가스 등과 함께 경양식 식당의 대표메뉴였던 오므라이스를 기억한다.

오므라이스의 정식명칭은 오믈렛 라이스로 프랑스식 달걀요리인 오믈렛에 밥을 곁들였다는 의미이다. 일본인이 사랑해마지않는 달걀과 쌀밥이 가득 들어갔고 사실 토마토 케첩을 제외하고는 일본인이 먹어왔던 식재료이기 때문에 오므라이스는 일본에서 큰 저항감없이 정착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오므라이스는 일본인들이 서양의 문명을 받아들이는 가교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오므라이스는 일본의 카페에서 쉽게 먹을 수 있고 그만큼 대중적인 음식이다. 노란 달걀옷 위에 붉은 토마토 케첩이 곁들여 있고 달걀옷을 스푼으로 가르면 토마토 케첩, 버터 등과 함께 볶아진 밥알들이 흘러나온다. 가볍게 식사대용으로 먹기에는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정착한 한국의 맛, 야끼니쿠


일본의 번화가를 다니면 매캐한 연기냄새가 난다. 그 매캐한 연기는 일본식 닭꼬치인 야키도리 탓도 있지만 요새 많이 늘어난 한국식 고기요리집인 야끼니쿠집들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야끼니꾸하면 한국 요리와 동일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야끼니쿠 집들에서는 야끼니쿠 말고도 김치나 파전 등 한국식 요리 등을 같이 팔기도 한다.

나는 일본에서 야끼니쿠를 먹는 것을 즐기는데 한국에서 고기를 먹을 때보다 조금 더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우설이나 간, 폐, 염통 등의 내장 부위들을 이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일본의 야끼니쿠 집들에서 내장 등의 특수 부위들을 쉽게 먹을 수 있는 배경에는 꽤나 슬픈 사연이 자리잡고 있다.

원래 일본은 오랫동안 불교국가였고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교리 상 생선이 아닌 동물의 육식은 금기시 되었다. 그 때문에 일본에서는 육고기를 먹는 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는데 개항 이후 서양인들이 들어오면서 다시 육고기를 먹는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이들이 소비하는 육류들은 주로 살코기 부위였고 내장은 먹지 못하는 이른바 버리는 부위였다. 이 내장부위를 호르몽이라고 부르는데 오사카 방언으로 버리다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일본인들이 잘 먹지않는 부위였다. 이 부위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몫으로 돌아갔고 그 소외된 사람들에는 일본에서 오늘날까지 차별받는 부라쿠민들도 있었지만 해방 후에도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재일교포들도 있었다.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이 호르몽을 본인들이 먹기도 하고 판매하기도 하면서 현재의 야끼니쿠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내장이 싼 것은 옛날의 일로 요즘에는 야끼니쿠 집들이 많이 생겨서 내장의 가격도 살코기 가격과 마찬가지로 많이 올랐다고 한다.

나는 역시 내장부위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간, 염통, 대창, 곱창 등의 특수부위들을 주문했다. 불판위에서 춤을 추듯 익어가는 고기들의 모양새가 짐짓 볼만 했다. 고기들이 익어가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할 무렵 밥을 주문하지 않겠냐는 종업원의 유혹에 무너진 나는 햐얀 쌀밥을 주문했고 그 위에 적당히 익은 내장들을 올려 나만의 덮밥을 만들어 먹었다. 역시나 고기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고 나는 소와 돼지의 내장으로 나의 허한 내장을 가득 채웠다.


스모선수들을 위한 보양식, 창코나베


스모 경기장이 있는 료고쿠에는 창코나베집이 즐비하다. 그것은 창코나베가 원래 스모선수들의 스태미나를 키워주기 위한 보양식이었기 때문이다. 창코나베는 일본식 냄비인 나베에 육수를 넣고 각종 채소와 고기 등을 넣고 한번에 끓이는 전골요리의 일종이다. 스모선수들은 훈련을 위해서 합숙을 주로 했기 때문에 식사도 공동으로 해결해야 했는데 창코나베는 한번에 채소와 고기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훌륭한 식사였던 것 같다. 스모선수들의 식사로 알려져 오랫동안 살이 찌는 음식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막상 재료를 보면 크게 살이 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채소가 많아 담백한 맛이 느껴진다. 사실 살이 찌고 안찌고는 어떤 음식을 먹는 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이 먹는지도 중요하니까. 우리는 간혹 덩치 큰 코끼리도 초식동물임을 잊는다. 료고쿠의 창코나베 집을 가면 그곳에 설치된 티비에서 아주 쉽게 스모경기를 접할 수 있다. 창코나베를 먹는 것만으로도 스모라는 일본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내가 주문한 창코 나베 안에는 닭고기와 두부, 어묵, 유부 등의 각종 단백질과 채소 등이 보글 보글 익어갔다. 헌데 창코나베는 거의 다 익어가는데 테이블 어디에서도 수저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테이블의 위아래도 살펴보고 옆테이블도 살펴봤으나 찾을 수 없었다. 점원에게 '스미마센'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며 수저가 어디있느냐고 물으니 점원이 매우 당황해한다. 점원이 깜빡 잊고 주지 않은 것이다. 하마터면 손으로 창코나베를 떠먹을 뻔 했다. 창코나베를 주문한 이 날은 연중 날씨가 온화한 일본 치고도 꽤나 추운 날이었는데 따땃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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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일본의 가정식 요리


일본을 여행하면 스시나 라멘 같이 대중적이고 유명한 일본의 음식들을 주로 접하게 된다. 실제로도 관광객의 입장에서도 맛이 검증된 안전한 요리들을 선호하기 마련이니까 일본에서의 음식 선택은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박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가정식 요리를 먹어보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좋은 조력자들을 만나 그 뜻을 이루게 되었다.

처음 내가 먹게된 것은 일본식 아침식사였다. 사실 나의 이번 도쿄 여행은 갑자기 이루어지게 된 것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회사에 다니는 친한 형도 이날 도쿄에 방문하게 되어 신주쿠에서 같이 아침을 먹게 되었다. 아무리 신주쿠가 번화가라고는 하나 아침을 먹을 곳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으나 도쿄를 내 집 드나들듯이 많이 다닌 이 형이 자신이 아는 곳이라며 자신있게 안내하는 곳이니 믿어보기로 했다.

가게안은 드라마 심야식당에서 나올 법한 모양새였다. 작지만 깔끔하게 정이 갔다. 어쩐지 아무 요리나 해달라고 하면 마스터가 뚝딱 만들어줄 것 같은 그런 느낌. 하지만 드라마와 현실은 다른 법이니 나는 메뉴에 있는 연어구이가 딸린 아침정식을 하나 시켰다. 일본인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아침식사는 딱 적당한 크기로 구운 생선구이와 하얀 쌀밥, 미소시루 그리고 일본식 절임인 츠케모노 등이 한상에 담긴 모습인 것 같다. 특별히 튀는 주인공 없이 소박하지만 영양을 고루 갖춘 느낌이다. 이른 아침이라 손님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모두 자신의 식사에 집중하는 듯 이따금 미소시루 국물을 마시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고요하지만 따듯한 아침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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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기 전, 이번 여행기간 동안 나를 살뜰히 보살펴준 친구를 마지막으로 만나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톤지루. 쉽게 말해 미소시루에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이다. 우리 나라의 된장국은 구수하고도 깔끔한 맛에 먹는다는 생각이 강해 된장국에 돼지고기를 넣는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지만 일본에서는 꽤나 인기있는 메뉴다. 친구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 앞에 잘하는 집이 있다면서 데려갔다.

톤지루는 언뜻보면 우리나라의 된장국과 매우 비슷하지만 돼지고기와 무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된장국 보다는 맛이 더 진하다. 친구는 감기에 걸렸거나 몸이 안좋을 때 먹으러 오기 좋은 국물요리라고 했다. 아무래도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속이 풀리는 국물 요리가 먹고싶은데 혼자서 나베요리를 먹기에는 가격이나 분위기가 부담스럽고 라멘이나 우동은 무언가 몸에 좋지않는 느낌인데 톤지루는 혼자서 먹기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집밥 느낌이라서 좋단다.

나는 톤지루 자체가 맛이 있기도 했지만 한국으로 떠나기전 친구와 제대로 된 밥을 먹으며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은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지만 가끔 음식이라는 매개체가 있어주면 그 음식을 먹을 때나 그 음식을 떠올릴 때마다 그 순간을 온전히 기억할 수 있게된다. 나에게 톤지루란 일본에서 내 친구와 나눈 따뜻한 우정이었다.

톤지루.jpg 영양만점 톤지루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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