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생명력의 나라, 베트남
과거 월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했던 베트남은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다국적 기업들의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를 잃어가는 중국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베트남은 많은 해외기업들의 투자처가 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그 발전의 기운을 한껏 뿜어대듯 매일 아침 각자의 일터로 향하는 오토바이들로 가득 차있다. 마치 국가 전체가 강인한 생명력을 발휘하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베트남의 강한 생명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마치 그들의 유전자 속에 강인한 생명력이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처럼 그들의 역사는 강인한 생명력과 그 힘에 근거한 생존의 나날들이었다.
하노이의 중심가인 호안끼엠 호수에는 하노이 관광의 중심지이다. 호안끼엠 호수는 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하여 낮이든 밤이든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다. 이 호안끼엠의 호수에는 신비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지리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인지 베트남은 중국의 역대 왕조들의 침략을 참 많이 받았다. 지금도 중국의 압도적인 인구수가 주는 두려움이 큰데 이 두려움이 대군이라는 형태로 실체화되었을 때는 저항은 생각도 할 수 없는 공포와 좌절감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인들은 이 중국의 대군에 맞서 수 차례나 대승을 거둔 전력이 있다. 그리고 이 승리의 주역들은 베트남의 영웅이 되어 길이길이 기억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인물은 레 러이라는 인물인데 하노이 중앙에 있는 호안끼엠 호수가 그와 관련이 깊다. 호안끼엠이라는 이 호수의 이름은 한자로는 환검(還劍). 즉, 검을 돌려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레 러이와 이 호수의 일화는 이렇다. 이 호수에는 거대한 거북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 거북이가 때마침 호수를 건너던 레 러이에게 성스러운 검을 가져다주었고 레 러이는 그 검으로 중국 명나라의 대군을 무찔렀다는 것이다. 그 후 레 러이는 성검을 호수에 돌려주었고 호수의 이름도 호안끼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영국 아서왕의 전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신기했다. 다만 성검을 가져다준 것이 아름다운 호수의 여인이 아니라 거북이지만 말이다. 호안끼엠 호수 한가운데에는 이 거북이를 기리는 탑이 있다. 신비로운 것은 실제로 이 호수에서 전설에 등장하는 것과 비슷한 거북이가 실제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레 러이와 성검의 전설을 실제로 믿는 사람들도 더러 존재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베트남인들에게 중국으로부터의 생존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