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독립의 길
베트남의 강인한 생명력은 어떠한 고난도 대수롭게 여길 것처럼 보이지만 강대국들의 침략은 베트남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 흔적이 바로 하노이 힐튼이라는 별명을 가진 호아로 수용소이다. 실제로 하노이에 진짜 힐튼 호텔이 들어서기 전 미군들로부터 하노이 힐튼이라는 별칭으로 불린 이곳은 베트남전쟁 당시 포로가 된 미군들을 수용하던 포로수용소였지만 그 전에는 프랑스의 지배에 항거한 베트남의 독립운동가들을 가두던 수용소였다. 처음 호아로 수용소에 들어섰을 때 충격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두꺼운 철문 쇠창살은 물론 칠흑까지 어두운 감옥 안은 없던 우울증도 절로 생길듯했다. 베트남이 오랜기간동안 외세의 침략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들의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인들의 희생 덕일것이다. 어쩌면 베트남의 강인한 생명력은 베트남인 자체가 아닐까.
호치민을 빼놓고는 베트남을 말할 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외세를 물리치고 현재의 온전한 베트남을 이룩한 인물. 흔히 공산주의자로 그를 기억하기 쉽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공산주의자라기보다는 철저한 민족주의자였다. 때문에 베트남은 다른 공산주의 국가보다는 교조주의나 독재에 빠질 위험이 적었던 것 같다. 호치민에게는 공산주의가 그들 민족을 행복하게 만들 유일한 수단이지 않았을까. 호치민은 베트남을 위해 일평생을 헌신하였기에, 조국이 독립하고 통일되었을때, 그 자신이 베트남의 정점에 올랐을때 조금은 그 보상을 누려도 무어라할 사람이 그 누구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매우 검소한 삶을 산 국부 그 자체였다. 가장 베트남스러운 사람, 그가 바로 호치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