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넙죽의 베트남 여행 - 하노이 4-3

프랑스의 식민지배와 그 영향

by 넙죽

프랑스의 베트남 식민 지배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서구열강들의 식민 지배에서 자유로운 국가가 몇이나 있을까. 베트남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의 지배 만큼은 아니지만 프랑스의 지배 또한 베트남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식문화의 융합이다. 베트남하면 쌀국수가 제일 유명한데 이 쌀국수가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쌀국수라는 것 자체. 그러니까 쌀로 만든 국수는 원래 먹었던 음식이었겠지만 본디 농경사회였던 베트남에서 농사꾼의 생산수단인 소의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육류를 즐겨먹는 프랑스인의 식성이 이러한 금기를 깨고 쌀국수에 고기를 얹게 되면서 지금의 쌀국수가 태어난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영향을 느끼지 못할 만큼 너무나 베트남스러운 음식이 태어났다.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 또한 마찬가지이다. 샌드위치라는 형식 자체는 서양의 것이지만 그 안에 든 재료들은 베트남 그 자체다. 샌드위치 안에 고수가 들어갈 것이라는 것을 과연 어떤 서양인이 상상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베트남의 커피 또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지만 베트남 고유의 명물이 되었다. 아라비카 커피보다 상대적으로 쓴 맛이 강한 로브스터 품종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달달한 연유를 넣은 것이 베트남의 명물 커피 카페 쓰어다를 탄생시켰다. 더운 날씨에 제 격인 커피지만 계속 마시다 보면 손이 떨리고 어지러우니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혼자 여행하다 잠시 쉬고 싶을 때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다 보니 나중에는 카페인 과다 복용으로 곤욕을 치렀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을지라도 베트남 음식에서의 베트남스러움 강렬히 빛을 발한다. 마치 베트남 사람들 처럼.

고기를 쌀국수에 얹어 먹는 분짜
소고기 쌀국수 퍼 보
닭고기 쌀국수인 퍼 가
다양한 속재료의 반미
반미의 바게뜨는 쌀 가루가 들어가 식감이 부드럽다
달달하지만 덮어 놓고 마시다 보면 낭패를 본다


하노이의 카톨릭 성당, 성 요셉 성당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카톨릭 성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놀랐다. 보통 유물론에 바탕을 둔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종교에 매우 비판적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시설이 남아있기 쉽지 않다. 게다가 베트남인들이 오랜시간동안 믿어 온 불교나 유교도 아닌 가톨릭의 성당이 도시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사실을 확인해보기 위해 하노이의 카톨릭 성당인 성 요셉 성당을 방문했다. 유럽의 성당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멋을 가진 성당이다. 또한 이 성당은 아직까지 주일에 미사도 드리는, 아직까지 그 기능이 살아 있는 성당이다. 베트남에 가톨릭이 전파 된 것은 필시 프랑스의 식민 지배의 영향일테지만 베트남인들은 그 것을 자신의 종교로 받아들였다. 좋은 것은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일본인들의 장기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여행에서 겪어보니 베트남인들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넙죽의 베트남 여행 - 하노이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