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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죽의 베트남 여행 - 베트남의 맛

베트남의 맛

by 넙죽

베트남의 맛, 짜까


베트남의 음식들에 대하여는 앞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으나 굳이 다시 쓰는 이유는 꼭 소개하고 싶은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짜라고 부르는 이 음식은 바로 가물치 튀김이다. 족히 백년은 넘어보이는 전통있는 가게에서 요리되고 있는 이 음식은 원래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그 고소하고도 독특한 풍미에 금세 빠져들었다. 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음식과도 금방 사랑에 빠지나 보다. 기름을 두른 냄비에 가물치 튀김을 올리고 허브 등과 함께 볶으면 완성이다. 요리는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중요한데 냄비 위에 자글자글 익어가는 짜까를 보니 한껏 식욕이 돋는다. 가물치는 태어나서 처음 맛보았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사실 생선 특유의 비린내를 걱정하기는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깔끔한 맛이었다. 피시소스의 감칠맛과 땅콩의 고소함. 그리고 고수를 포함한 각종 허브들이 가물치의 맛을 살려준다. 맛은 잘 살려주면서도 가물치 본연의 맛은 해치지 않는 절묘한 조합. 완성된 짜까에 허브를 곁들여 쌀국수와 함께 먹으면 짜까의 매력에 퐁당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혼자 여행한다는


이번 베트남 여행은 처음으로 나 혼자 한 여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가족 또는 친구, 동료들과의 여행은 자주 해보았지만 혼자 해보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공항을 도착하자마자의 막막함, 모든 의사결정을 혼자서 해야한다는 부담감은 과연 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까지 느끼게 하였다. 그래도 그동안 여행을 헛투루 하지는 않았는지 여행 기간 중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다른 누구에 대한 배려가 아닌 오롯이 나만을 위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맘껏 가질 수 있었다. 또 혼자 여행하니 현지인이나 다른 여행객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도 좋은 점이었다. 혼자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음식이 맛있느냐며 먼저 말을 거는 미국인 여행객도 있었고 일일투어 때는 같이 다니자며 챙겨주는 호주인 가족 관광객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좋은 풍광도 음식들에 대한 감상을 같이 나눌 사람들이 없다는 것.

그 점 하나가 참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동안 가지지 못했던 나만을 위한 시간이라서 참 좋았다. 나를 위한, 나를 달래주기 위한 여행. 그렇게 나는 또 하나의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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