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위로
※ 본 리뷰는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
디즈니의 영화는 항상 꿈과 희망을 준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과 적절한 난관. 난관을 극복하게 해주는 조력자들. 그리고 난관 끝에 마침내 얻게 되는 행복. 어찌 보면 뻔한 구조이지만 관객들에게 항상 행복을 주는 이야기들이다. 현실에서는 난관을 극복한다고 해서 행복이 오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될수록 디즈니의 확실한 이야기 구조를 더 선호하게 된다.
나를 포함한 지금의 2030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디즈니 영화를 보고 자란 디즈니 키드들이다. 디즈니의 이야기 구조에 익숙하지만 그 구조에 향수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디즈니 영화를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보던 세대.
최근 개봉한 코코를 보러 극장에 갔을 때 내가 바랐던 것은 하나였다. 자 어서 나를 다시 행복하게 해줘!
코코의 배경은 멕시코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죽은 자들의 날을 맞이한 멕시코이다. 죽은 자의 날이란 일년의 하루 가족 중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며 그분들의 사진을 제단에 모시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제사 문화와 비슷했다. 다만 다른 것은 죽은 자의 날이라는 날 대신 각자의 기일에 돌아가신 분을 기린다는 점과 돌아가신 분의 사진 대신 위패를 올린다는 것 뿐이다. 그 외에 세상을 일찍 떠난 가족을 그리워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코코의 이야기는 다른 디즈니 영화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 같이 디즈니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라면 이야기의 전개도 얼추 예측 가능하다. 코코의 최고의 반전이라면 주인공의 이름이 코코가 아니란 것 정도이려나.
뻔한 이야기 구조임에도 나는 코코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몽환적이고도 환상적인 분위기도 그렇지만 주인공을 너무도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가장 가슴이 먹먹하게 만들어주긴 했지만 그 먹먹해진 가슴을 포근하게 위로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주인공인 미구엘이 죽은 자들의 세계에 갔을 때 보여진 그들의 아름다운 세계. 그 곳에서 비록 해골이지만 행복하게 살던 사람들. 죽은 몸임에도 살아있는 사람처럼 익살을 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너무나 행복했다.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그들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디즈니가 주는 너무나도 따뜻한 위로였다.
나에게 있어 가장 최근에 세상을 떠난 가족은 외할아버지였다. 항상 나를 귀여워주시고 성인이 된 후에는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신 외할아버지. 폐암으로 고통스러워하시고 돌아가시는 것을 많이 무서워하셨던 외할아버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머무실 세상도 코코에서 나온 죽은 자들의 세계 처럼 아름답고 즐거운 세상이었으면. 그리고 먼 훗날 나의 마지막 숨이 내뱉어질 때 만나는 세상도 저렇게 행복한 세상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