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죽의 눈으로 영화 읽기 - 레디 플레이어 원

대중 문화의 힘은 위대하다

by 넙죽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읽은 이야기


때는 가까운 미래. 사람들은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상 현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현실은 답답하고 지루하기만 하지만 가상현실인 오아시스에서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외모나 성별 까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으니 인간이 수많은 세월동안 꿈꿔온 유토피아가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에 만들어진 셈이다.

가상현실 기기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고 하루 여가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하면서 보내는 요즘 시대를 보면 영화의 배경이 된 가까운 미래가 현실화되기 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머지 않아 우리 세대 안에 오아시스 같은 가상 현실이 구현되지 않을까.(출처 네이버 포토)

이런 유토피아를 만든 사람은 할리데이라는 개발자이었는데 그는 개발자 답게 자신의 죽음 이후 자신의 유산인 오아시스의 운영권을 물려받을 사람을 게임이라는 방식으로 정하겠다고 공표했다.

게임은 세가지로 이루어지며 각 게임을 클리어한 사람은 열쇠를 얻게 된다. 총 세 개의 열쇠를 먼저 얻은 사람이 오아시스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첫번째 게임인 레이싱 게임 부터 그 난이도가 너무 높아 클리어한 유저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퍼시발이 첫번째 레이싱 게임을 처음으로 클리어하면서 영화의 이야기는 급속도로 전개된다.

출처 네이버 포토

각 게임들이 진행되면서 이 영화는 그동안 잊혀졌던 우리들의 놀이. 대중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즐겨 들었던 음악, 즐겨 보았던 영화, 즐겨했던 게임들. 우리의 부모세대가 가진 추억의 대부분은 시골에서 친구들과 뛰어 논 기억이지만 2030세대인 우리의 추억은 친구들과 판타지 영화를 보고 피시방에 가는 것이었다. 실제 들판에서 뛰어 놀기 보다는 가상 현실인 온라인 게임의 들판에서 친구와 몬스터를 사냥하고 퀘스트를 클리어한 추억이 더 많다. 어른들은 이런 우리를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불쌍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즐거운 추억이고 놀이이다. 아직까지도 내가 하던 온라인 게임의 배경음악을 들으면 가슴이 설렌다.

영화에서도 이른바 잘 나가는 어른들은 가상 현실인 오아시스를 놀이 자체가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자신들의 권력과 돈을 위해 이용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대중문화를 유치하게 보거나 하찮은 것으로 보고 무시한다. 그러나 과연 그들의 문화가 우리가 누리는 대중문화보다 더 숭고한 것일까.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즐거움을 주는 대중문화가 그들의 문화보다 열등하다고 볼 수 있을까.

영화 안에서 등장하는 대중문화 코드들은 영화의 전개와 관련하여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대중문화가 가진 힘은 영화 안에서만 등장하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대중문화가 가진 힘은 더 세다. 우리를 웃고 울리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감정을 공유하게도 해준다. 유치하다고 말해도 좋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 게임과 상업영화, 대중음악을 포기해야 한다면 나는 영원히 아이로 사는 쪽을 선택할테니까. 대중문화는 위대하다!

출처 네이버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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