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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Nov 02. 2023

"신난 벌"의 반란

맥도날드를 이긴 필리핀 토종 패스트푸드브랜드 Jollibee 이야기

 필리핀에서 맥도날드의 아성을 무너뜨린 브랜드가 있다. 월마트를 무너뜨린 이마트의 아성만큼이나 필리핀 국내 라이프스타일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그 비결이라고 한다. 90년대-2000년대 초 까지도 한국 역시 맥도날드 파티룸에서 생일파티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먹거리에 대한 기준이 지금과는 또 달랐다는 생각이 든다. 필리핀도 그때의 맥도날드와 비슷한 개념으로 꽤 고급 식당의 인식을 가지고 있고,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졸리비에서 외식을 하기도 한다는 현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실제로 졸리비는 언제나 번호표를 받고 붐비는 반면, 맥도날드는 상대적으로 한적하다.


 졸리비는 말 그대로 Jolli-bee로 현지어와 영어의 조합어로 만든 '신난 벌'이라는 의미다. 이름만큼이나 캐릭터가 독특? 하고 호감? 형이다.(본인 기준) 무려 1975년에 중국 푸젠성 출신 화교가 창업, 아이스크림 가게로 시작해 핫 샌드위치, 스파게티, 햄버거, 스테이크 등을 파는 종합 패스트푸드점으로 확장했는데 이 가게의 특히 특별한 메뉴는 모든 메뉴 구성이 "with rice"라는 점이다. 치킨도 밥과 함께, 스테이크도 밥과 함께 먹는다. 중국에서 살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필리핀 친구들은 늘 예닐곱 명이 함께 모여 큰 전기밥솥에 밥을 지어 함께 먹던 기억이 난다. 아마 이 역시 여전히 대가족 위주로 돌아가는 쌀 주식 문화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다른 음식점에서도 손쉽게 밥요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것은 감자튀김에 그레이비소스를 준다는 것.(케찹은 오히려 별도 요청을 해야한다.) 이 소스 자체가 만들기 어렵진 않지만 한국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어서 꽤 새롭고 맛있었다. 육즙이 베이스다보니 고소하고 풍미가 좋다.

 

 외국여행에서 지치고 힘들 때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 브랜드를 만나면 물론 마음의 위안과 휴식을 얻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독특하고 명확한 매력을 지닌 현지 브랜드를 만나게 되면, 이게 한국에 안착한다면 어떨까? 사람들이 흥미 있어할까? 혹시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좀 더 매력적인 브랜드로 인지될까? 등의 자유 발상을 해보는 의욕이 발동하기도 한다.


졸리비 한국에 들여오면 어떨까? 현지에서 먹힐까?


그레이와 레드 포인트의 매장, 깔끔하고 특색 있는 컬러 스킴
해피밀세트처럼 장난감과 같이 구성된 메뉴가 있다
한국이 비어있다?
디스플레이 메뉴판을 쓰고 있기 때문에 계속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드라이브 쓰루 매장도 종종 보인다


필리핀 사람들처럼 진하고 또렷하게 생긴 꿀벌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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