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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Oct 24. 2023

브랜딩의 시작, 씨앗을 만나는 기쁨

브랜드 기획자의 업의 일지 #10. 스킨케어브랜드 LABOPE 리뉴얼


 2023 상반기에는 스킨케어 브랜드 LABOPE(https://labopebeauty.com/)의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했다.


 모기업 STARSTECH의 기술 브랜드 [페넬라겐]과 스킨케어 브랜드 [LABOPE]의 자산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립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스타스테크(https://www.starstech.co.kr/)는 해양폐기물인 불가사리를 100% 활용해 제설제를 개발하는 기술기업이다. 이 기술기업이 불가사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콜라겐이 피부 진피층 내부까지 침투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이 기술의 원리는 유튜버 이과형이 훨씬 잘 설명해 두었으니 그의 콘텐츠를 활용하자 https://www.youtube.com/shorts/6AtVNqNhX9s


 페넬라겐(https://www.penellagen.com/)이라는 화장품 원료 브랜드는 기술 그 자체로 다른 브랜드에 판매 및 활용되기도 한다. 비슷한 예로 고어텍스를 들 수 있다. 고어텍스는 고유한 소재 기술이지만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그 소재를 활용해 의류를 만들고 판매를 할 때 보증으로 활용하는 기술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에센스

 브랜드의 이름인 LABOPE [라보페]는 LABOoratory + PEnellagen의 줄임말로 만들어졌다. 해당 이름은 변경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에 PE의 새로운 의미 부여를 위한 고민이 필요했다.


 내부 구성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라보페를 만들어간 과정,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 등을 종합해 보았을 때 시대의 흐름에 부합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의미를 LABOoratory + PErpetual 즉, “끊임없는 열정"으로 진화시키고, 브랜드의 본질로 정립했다. 물론 철자를 매칭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기에 깊은 탐구를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이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슷한 단어라도 함의가 조금씩 다른 문맥에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끊임없는"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는 "Everlasting", "Infinite", "Everlasting" 등이 있지만 "Perpetual"은 보다 영구한, 무한히 지속되는 상태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종교적인 의미의,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이라는 의미의 문맥에 많이 쓰이는 단어다. 

스킨케어 브랜드의 화두는 언제나 ‘시간’이다. 과연 그럴까? 얼마나 그럴까?
화장품 브랜드들의 슬로건을 살펴보자. (순위 없음, 브랜드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음)

-피어라, 그리고 지는 법을 잊어라
-소녀의 피부로 돌아가다
-시간조차 발길을 멈춘다
-불멸의 피부
-지금 당신의 피부는 Rewind Skin
-영원히 20대로 그녀들을 만나다
-당신이 잠든 사이, 피부는 더 어려집니다
-10살 어려 보이는 피부
-피부 시계를 돌려라
-그녀의 피부, 나이를 잊어버리다
-어려진 피부, 아름다운 열정
-주름이란 그래서 야속한 거야
-피부로 나이를 감추다
-상상해 보세요. 영원히 늙지 않는 피부
-시간을 지배하는 아름다움
-여자의 나이, 피부로 결정되다
-피부로 나이를 지우다
-여자 나이는 한 살씩 늘어나지 않아요
-내 피부의 시계는 왼쪽으로 돈다
...
(이하 생략)

정말 당신의 시간을 되돌리길 바라나요?
https://brunch.co.kr/@junekook/101 부분 발췌


 이전 글에서 다뤘 듯, 지난 세월을 없던 일로 해준다거나 시계를 반대로 돌려준다라는 허황된 약속이 아니라 근거와 결과 기반의 확실한 원료를 활용한,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라보페 브랜드의 실체 있는 노력과 열정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이었다.  

 


 새로 정립한 "Perpetual Enthusiasm - 끊임없는 열정"은 라보페 내부 구성원들의 고객의 만족을 위한 끊임없는 열정이며 동시에 소비자들이 자신의 삶을 사는 방식으로서의 끊임없는 열정을 의미한다.




브랜드 컬러


 무해한 혁신으로 선사하는 붉은 생명력이라는 의미를 담아, 모기업의 지속가능성 지향 비전과 가치를 Planet Blue로, 그리고 붉은 생명력의 열정을 Enthusiasm Orange로 브랜드 컬러에 반영했다.



 같이 작업한 디자이너와 이 컬러의 조합을 떠올렸을 때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난다. 브랜드 컬러는 메인 컬러 단독으로 인지되기도 하지만, 서브컬러와의 독특한 조합이 사람들로 하여금 강력한 인지가 가능하도록 돕기도 한다. 




 패키지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A안


패키지 디자인 B안


패키지 디자인의 경우 A안의 컬러 조합을 제안하였으나, 내부 회의에서 "자칫 남성용 화장품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피드백을 통해 블루와 오렌지의 컬러조합은 쇼핑백 등의 가장 파급력 높은 접점에 집중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하고 용기 패키지의 경우는 화이트와 오렌지 조합의 B안으로 결정되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힘이 되는 일은 역량을 지니고 있어 브랜드 자산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씨앗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치고 담아낼 수 있어 기쁘고 또 시장의 반응을 기대하게 된다. 



Client: STARSTECH

LABOPE (https://labopebeauty.com/)


https://www.behance.net/gallery/175576567/LABOPE-Perpetual-Enthusia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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