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숨을 죽이는 순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우리는 위의 사진처럼 '숨죽이며 ~했다.'라는 말을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의미로 어렵지 않게 보고 쓰면서도 그 의미를 우리가 평소 쉬는 숨과 연결 지어 인식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단순히 관용어구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명상으로 숨, 호흡에 대한 관심과 집중, 알아차리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흡과 관련된 표현들이 새삼 새롭다.
'숨죽이다'라는 표현을 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1. be silent
숨을 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조용히 하다.
To be quiet so that even the sound of one's breathing cannot be heard. 숨죽인 걸음걸이.
2. concentrate
긴장하여 집중하다.
To tense up and concentrate. 숨죽인 관중.
3. be suppressed
어떤 위세에 눌려 자기주장이나 기를 펴지 못하다.
To be oppressed by a certain power, so that one is not able to speak out one's opinion or is not confident.
어떤 식으로든 편한 상태, 자연스러운 상태의 반대편에 서는 행위가 된다. 긴장을 하거나 편치 않은 상황에서 알아차림이 늦어지면 확인하는 방법으로 호흡을 보라는 얘길 많이 한다. 바로 티가 나기 때문인데 호흡은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는 일이 아니니 그렇다. 그런 드러나는 면을 무려 "죽인다."라고 하니 인간의 생존 본능을 거스르는 정도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행위가 된다.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엄청난 억압과 강제적인 상황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물론 중요한 경기나 연주, 누군가의 중요한 순간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의 숨을 기꺼이 죽이는 것이라면 그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치의 배려라고도 볼 수 있겠다.
명상에 집중하는 요즘은 나의 숨이 스스로 느려져 자결하듯 멈춰서는 순간을 보게 되기도 한다. 아주 옅고 미약해서 좀처럼 알아차리기 힘든 숨이 아주 깊은 곳에서 고요히, 그리고 느리게 쉬어지는 모양을 보면 신기할 뿐이다. 왜 이런 순간이 물속에선 오지 않을까.
프리다이빙을 하며 '안전하게 5m만 더 가자'라는 마음으로 아무리 정성스럽게 폐에 공기를 채우고 들어가도 아직 산소가 충분한데도 LMC(Loss of Motor Control : 산소 부족에 의해 운동능력이 상실된 상태)가 바로 오는 때를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냐에 달려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5m 더 가고 싶은 그 욕망이 숨을 완전히 죽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