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터스윗, 카라멜 마끼아또

달콤하지만 이내 곧 씁쓸했던 미각 경험의 서막

by JuneK


단짠, 민초… 늘 제과 업계에 논란을 만드는 미각의 조합을 살펴보자. 핵심은 '극단이 접합하는 경계 지점'이다. 논란을 만들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되는 공식과도 같은 흐름.


나는 기라델리처럼 맛의 조합이 너무 많아 결정장애를 일으키는 디저트샵에 방문할 때면 여지없이 경계에 놓인 맛을 고르곤 한다. 솔티드 카라멜은 그런 맥락에선 나에게 치트키 같은 존재다. 모험심 가득한 나 같은 부류들은 실패할지라도 기꺼이 도전한다. 아마도 본래 타고나기를 극단의 것이 접합하는 경계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달콤한데 짜다고? 화하지만 달아? 두 가지 다 먹을 수 있다고?'

어쩌면 일타쌍피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경계의 매력?을 처음부터 좋아한 건 아니었다.


떡튀순이 겨우 3천 원이던 대학교 시절에, 아메리카노 한잔이 4000원이 넘었던 홍대 주차장 거리 초입에 생긴 초록색 간판, 스타벅스 홍대점을 잊지 못한다. 새로 산 유니바디 맥북을 들고 노트북을 하기 위해 스타벅스로 찾아갔던 나다. 어쩌면 스타벅스에서 멋지게 노트북을 두들기고 싶은 허영에 사로잡혀 굳이 맥북을 샀는지도 모른다.

난해한 메뉴들 사이로 나의 눈을 사로잡았던 카라멜 마끼아또. 아마도 가장 달큰한 음료라고 생각했기에 끌리지 않았을까. 흰 우유와 브라운 색 커피, 위에 정신없이 뿌려진 벌집모양 카라멜 시럽이 나를 사로잡았다. 커피에 대해 무지했으니 더 그랬을 것 같다. 사실 '마끼아또'는 에스프레소를 즐겨 먹는 이탈리아에서 잔 안쪽에 (크레마의) 자국을 남기는. 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샷에 살짝 우유거품을 올려 먹는 느낌. 결국 우유거품이 풍부하게 올라가는 레시피라는 뜻일 거다. 스팀우유에 거품을 내고, 샷을 부어 섞지 않아 생기는 층을 만들고, 그 위에 카라멜 드리즐을 머그잔 밖으로 넘치게 뿌려주던 메뉴. 분명히 입에 닿는 드리즐은 달콤한데, 마실수록 정신없이 쌉싸름한 샷의 존재감이 올라와, 몇 번이고 물색없이 스트로를 저어댔다. 뭐가 덜 섞였을까? 어디서 사진처럼 달콤한 단맛이 나는 걸까. 감질나는 카라멜맛 시럽이 사라지고 나면 여지없이 강타하는 탕약의 맛. 아마 바닐라 라테 같은 맛을 원했을 애기 입맛에 다소 난해했던 음료.

그래도 폼생폼사니까 먹을 때마다 속만 쓰리고 맛도 없는 메뉴를 그 후로도 얼마간 계속해서 있지도 않은 단맛을 찾아 헤매며 카라멜 마끼아또 시럽 많이- 주문을 계속 해댔다. 밥 대신 사 먹는 커피가 당은커녕 탕약 맛이 나니 속이 타들어가고 심장만 벌렁 거렸던 거다.

좀 더 어른이 되고 나서야 bitter-sweet 한 감각의 매력을 알게 되었지만, 술도 먹고 담배도 먹고 인생의 고단함을 알아갈 때쯤엔 자진해서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단숨에 넘어서는 투샷에 투샷추가로 탕약 아메리카노를 때려먹고 나서야 정신이 드는 좀비가 되어있었고 그 좀비는 그 이름도 달큰한 카라멜 마끼아또를 더 이상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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