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요즘은 주식 때문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미국 주식 그리고 국내 주식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 밤낮으로 파란불이 꺼질 줄은 모른다. 이 정도는 잃어도 되는 정도 수준의 소자본으로 시작했는데 너무 적은 돈으로 시작하니 이익이 나봤자 몇만 원이라 자본금을 늘린 것이 화근이 된 듯하다.
작년에 만난 학교 선배는 감당할 수 있는 본인의 한계치라는 게 존재한다고 했다. 10만 원의 손실을 견딜 수 있는지 100만 원의 손실을 견딜 수 있는지 1,000만 원을 견딜 수 있는지.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고 주식을 매수하고 매도하기를 반복하면서 점차 알게 되었다. 작년 초 처음 주식 계좌를 만들고 이것저것 매수하던 시절에는 단돈 몇천 원만 마이너스여도 신경이 쓰이고 일에 집중이 되지 않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몇만 원 몇십만 원까지는 견딜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한 50여만 원쯤 손실을 보던 때는 작년 여름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자가격리를 하던 중이었는데, 코로나 관련 제약주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는 걸 보고 그 제약주에 뭣도 모르고 섣불리 탑승했다가 된통 당한 것이었다. 순식간에 곤두박질을 치는 주식을 추가 매수하며 조금씩 물타기를 하고 며칠에 걸쳐 아주 조금씩 주식이 오를 때마다 매도해서 그나마 손실을 줄여갔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작년 초부터 가을까지 끝을 모르고 계속 오르는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사실 그 돈은 카카오 게임즈가 상장하는 시기에 공모주를 청약하려고 계좌에 끌어모은 돈인데, 청약에 수백만의 인파가 몰려 1억 정도 넣어야 8주를 받을 수 있다나 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을 나왔다. 결국 공모주 청약에 실패하고 홧김에 그 끌어모은 돈을 한군 데다가 몰빵한 것이다. 작년 초부터 가을까지 계속 올랐으니 내가 탑승한 뒤에도 계속 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가 매수한 뒤 한 3일 즘 지난 시점부터 계속적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투자금액이 크니 몇%만 떨어져도 손실이 상당했다. 몇만 원 몇십만 원을 손해 보다가 단숨에 몇백만 원 손실을 보는 꼴로 판이 커지니 오히려 덤덤해졌다. 당장 그 돈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으니 그냥 5년만 기다리자고 위안을 삼았다. 분명 절대 망하지는 않을 회사니 5년 안에는 내 손실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그냥 믿기로 했다.
예상보다는 매우 빠르게 3~4개월 만에 결국 손실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몇백만 원의 손실을 감내하던 중 조금씩 주식이 오르기 시작했고 거의 손실률이 0%에 가까워질 때 즈음부터 조금씩 매도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기다리면 수익이 나지 않을까 기대도 했지만 충격의 여파가 너무 컸고 그저 손해 안본걸로도 감사하단 마음으로 빠르게 처리해버렸다.
그 당시 한 회사 주식에 몰빵 해서 큰 손실을 감내하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아주 다양한 주식의 손실을 감내하는 중이다. 한두 달 정도 된듯하다. 4월에 대폭락의 장이 온다는 아주 무서운 소식이 들린다. 4월에 대폭락이 온다면 추가 매수를 해서 조금씩 물타기를 하고 4월에 장이 조금이라도 회복한다면 하나둘씩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야겠다. 그리고 스트레스 받으니 당분간은 주식 계좌는 어플 맨 뒷장으로 보내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