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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 N Mar 09. 2016

비만이 전염된다?

비만은 온전히 개인의 책임인가  

2007년 유명 저널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하 NEJM)에 '비만의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0여 년 동안 미국의 비만 유병율은 23%에서 31%로 증가했고, 성인의 66%가 과체중에 이르렀다고 논문에서는 밝힌다. 연구자들은 비만이 마치 전염병처럼, '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퍼진다'는 가설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들은 32년 동안 약 5,000명을 대상으로 비만의 추이를 지켜보았다. 피험자들의 부모, 형제, 친구 등 사회적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BMI 변화가 5,000여 명의 BMI 변화로 어떻게 이어지는 지를 관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체중 증가는 피험자의 체중 증가로 이어졌다. 이 때,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 영향의 정도가 달랐다.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관계는 친한 동성 친구였다. 친한 동성 친구일 경우, 친구가 비만해지면 함께 비만해질 확률이 171%에로 측정되었다. 친한 친구사이일지라도 이성 관계일 경우에는 별다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 외에, 자매 혹은 형제 관계, 부부 관계 등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  



어찌보면, 당연해 보일 수 있던 결과임에도 이 논문은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 첫번째는 비만을  온전히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에 의해 개인의 체중이 증가하는 확산 효과를 갖기 때문에, 비만에 대한 사회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비만의 확산 효과는 유사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확산 때문이 아니라, 비만에 대한 관념의 변화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 중에 뚱뚱한 사람이 있으면 살이 찌는 것은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이 아니라 친구로 인해 비만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든지, 비만을 시각적으로 정상체중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때문이다. 



연구진들은 비만이 네트워크 효과를 갖는 것처럼, 건강한 생활습관도 확산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이루어진 본 연구는, 비만 확산이 주제였지만 요즈음 한국 사회는 '스키니 확산' 효과가 일어나고 있지 않나 싶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 20대 여성 인구의 약 20%가 저체중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인기 여자 연예인들은 전부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졌다. 백화점 여성복 매장에서는 44, 55 사이즈가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미국 사회에서 비만 확산이 큰 사회적 파장을 가져온 만큼, 한국 여성들의 스키니 열풍도 심각하다고 생각하다. 골밀도 감소, 거식증, 폭식증, 생리불순, 변비 등 과도하게 살을 빼는 것에 대한 부작용이 많다. 또한 젊었을 때 빼빼 말랐던 여성들이 임신기 혹은 갱년기 이후 갑작스레 체중 증가를 했을 때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비만도 저체중도 아닌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만이나 저체중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급작스럽게 체중이 늘거나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상 체중'을 확산시킬 수 있을까?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네트워크 효과: 주로,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대부분의 재화나 서비스가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가치가 감소하는 것과는 달리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증가하는 것. ex) SNS, platform ... etc 


출처

Stockman, J.a. "The Spread of Obesity in a Large Social Network over 32 Years."Yearbook of Pediatrics 2009 (2009): 464-66.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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