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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스토리를 붙여서 히스토리로

군자의 복수는 12년이 지나도 늦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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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게 된 목적 :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축하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로 무려 12년 만에 엄청난 성과를 이뤄냈다. 경기를 보는 내내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보면서 계속 응원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력과 우루과이와 가나 사이에 벌어졌던 신의 손 사건의 후유증까지 겹쳐져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4년 동안 열심히 빌드업 축구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많이 욕 먹었던 벤투 감독, 그의 고집에 박수를 보낸다. 대표팀 선수들이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성과를 내기까지 정말 고생 많았다. 16강전의 상대는 축구의 최강을 자랑하는 브라질, 최선을 다해 투지를 보여주길 기대하면서도 부상이 없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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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스토리를 붙여서 히스토리로



0.

대한민국은 역시나

확통의 민족이었어



대한민국이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2002년,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는데요. 2002년 월드컵을 보고 자란 월드컵 키즈들이 20년이 지나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월드컵을 볼 때마다 언제나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게 싫다지만, 사실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는 게 더 어렵습니다. 경우의 수라도 따져서 희망을 품어볼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한 일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이번 경우의 수는 정말 신기하게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수능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가장 많이 선택하는 확통의 민족다운데요.


우리는 우루과이가 1~2점 차로만 승리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 있었는데요. 그래서 가나가 우루과이와 대결할 때 PK를 얻게 되었을 때, 실축하길 바랐는데 그것이 이뤄졌습니다. 우루과이는 기세를 몰아 두 골을 넣었고, 그 이후로 계속 교착 상태가 이어졌죠.


여기에 대한민국은 1:1 상황이었고, 한 골만 더 넣으면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기가 막히게도 손흥민 선수가 70m를 넘게 드리블하고, 마스크 사이로 보이는 황희찬 선수에게 7명의 수비를 뚫고 패스하여 역전 골을 넣게 되었는데요. 그때부터 손에 땀을 쥐는 숨 막히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우리는 포르투갈을 2:1로 이겼고, 가나와 우루과이 대결 결과를 지켜보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제 반대로 가나를 응원하게 되었는데요. 우루과이가 한 골을 더 넣으면, 우리가 16강 진출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죠.




1.

스포츠에 스토리를

붙여서 히스토리로


종료 시각이 점점 다가온 가나는 패배를 직감한 듯한데,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시간을 계속 끌기 시작합니다. 골키퍼는 엄청난 선방을 해내고, 골킥을 한참 있다가 차기도 하고. 심지어 종료 1분을 남겨놓고는 선수를 교체하기까지 합니다. 일반적으로 지고 있는 팀에서 보기 어려운 행동인데요. 이들이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지 사람들은 이내 알아차립니다.


2010년 대한민국은 16강에 진출했고, 16강 상대로 우루과이를 만났습니다. 우루과이에 아쉽게 패배했고, 우루과이는 8강 상대로 가나를 만났는데요. 당시 8강전에서 연장 후반 14분 이른바 수아레스의 신의 손 사건이 터지고 맙니다. 골을 먹을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수아레스는 급하게 손으로 막았고, 이것 때문에 퇴장당합니다. 이후 이어진 PK에 가나는 실축하고, 승부차기에서 결국 패배하게 되는데요. 이 사건 때문에 가나는 아프리카 대륙 최초 월드컵 4강 진출에 실패합니다.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공격수 입장에서는 저럴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수아레스 선수는 축구 실력과 별개로 [인성]이 조금 이상하기로 소문난 선수인데요.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해당 신의 손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했는데, 이미 퇴장을 받았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말로 가나 선수들과 국민들을 도발합니다.


수아레스의 도발 때문에 가나는 오히려 더 똘똘 뭉치게 되었고, 비록 가나는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혼자 죽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우루과이에 물귀신 작전을 펼치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 그대로 인과응보의 대표 사례가 아닐까요. 가나는 패배했지만, 신의 손 사건을 일으킨 수아레스에게 복수를 성공했습니다.


여러분, 승패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게임은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상대방 빡치라고 하는 겁니다.

_ 게임 캐릭터 안두인 대사 中


이번 가나와 우루과이 사이에 있었던 그들만의 이야기는 스포츠에 스토리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12년 전에 있었던 아쉬운 일을 직접 복수하게 되는 역사를 쓰게 됩니다. 덕분에 우리는 어려운 경우의 수를 뚫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죠. 2018년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경기에 승리하고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웠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주말 간 가나초콜릿 매출이 올라갈 예정이라 롯데 주식을 사야한다는 웃지 못할 풍문이 있기도 했죠.




2.

살얼음판 같은

토너먼트 돌입


늘 16강 진출 도전에만 열을 올렸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경기에 패하면 바로 집으로 귀국해야 하는 토너먼트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맞대결해보지 않은 브라질이 우리의 대결 상대가 되었는데요. 그동안 브라질과 A매치는 6승 1패로 철저히 열세입니다. 딱 한 번 이겼던 경기가 1999년 3월 28일 브라질과 친선경기였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승리를 바라기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2022년 6월 2일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 우리는 5:1로 패배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경험은 우리가 브라질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많은 정보를 줬겠다고 생각하는데요. 조별리그는 상황에 따라 전력을 다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르투갈이 조 1위를 거의 확정한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후보 선수 위주로 기용을 했던 것처럼 말이죠.


반면에 토너먼트에 돌입하면 무조건 최선을 다하는 방식으로 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상대가 약팀이라고 해도 어설프게 진행하다가 지거나, 비겨서 승부차기까지 가기라도 하면 바로 패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살얼음판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살얼음판에 놓인 상황에서 브라질을 만나 대결을 펼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아찔한데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관없이 우리나라 선수들과 스태프들을 응원하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죠. 지금 부상을 입은 선수들이 많아져서 경기를 못 뛰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민재 선수도 포르투갈전에서 뛰지 못했고, 포르투갈전 동점 골의 주인공 김영권 선수는 근육이 올라와서 교체해야만 했는데요. 16강전에서는 크게 다치는 선수가 없는 상태로 경기를 마치길 바랍니다. 16강 진출을 이뤄낸 태극전사 모두 고생 많았습니다.


2022년 12월 6일 오전 4시, 브라질과 건곤일척을 겨루는 16강전 승부가 펼쳐집니다. 끝까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16강전을 기다리면서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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