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번 주 제가 글을 쓰지 못 했던 이유

저는 마음이 갑갑하면 글을 아예 못 씁니다만

- 바로가기 :

https://alook.so/posts/E7t7zn8



- 글을 쓰게 된 목적 :


이번 주 월요일부터 1주일 내내 alookso에 글을 쓰지 못했다. alookso에 글을 쓰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도 쭉 글을 써왔기 때문인지 블로그의 조회수는 나름 선방했지만, 인스타그램은 조회수 개념이 없다 보니 아예 그만둔 줄 아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글쓰기를 그만둔 건 아니고, 그냥 이번 주 내내 몸과 마음이 아팠고 바빴다. 내가 왜 아팠는지, 왜 바빴는지는 쓸 수도 없고 쓰지도 못했는데, 무려 오늘 24,000자의 글을 한 번에 썼다. 도대체 나란 놈은 어떤 놈인 걸까? 점점 스스로 글을 엄청나게 생산해내는 능력이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주제가 내가 쓰기 편한 소재라고는 해도, 요즘 글쓰기 기계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늘은 그동안 내가 왜 최근 alookso에 글을 못 썼는지 모든 이유를 다 총집합시켜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쓸 것인지에 대해 전달했다. 혹시나 관련해서 토론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별도의 토론방도 마련해두었다. 이번 글을 쓰면서 걱정이 되는 것은 해당 게시글에 아무도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다면, 아무도 토론을 위한 답댓글을 달지 않는다면, 더 나아가 내가 24,000자를 넘게 쓴 글이 아무에게도 읽혀지지 않는 다면 이 3가지뿐이다. 만일 이번 글이 읽히는데 성공한다면, 앞으로 나는 alookso에서 제시하는 룰을 지킨 채로 새롭게 글을 쓰게 될 것이다. 부디 New Alookso에 던지는 내 마지막 도전이 성공하길 바란다. 이제 [멋준오빠]는 죽었다. 다음 주부터 [New멋준오빠]로 돌아오도록 하겠다.


#alookso #얼룩소 #글쓰기 #큐레이션 #신문기사깊이읽기 #신문기사톺아보기 #핵심기사모음 #24000자 #1주일짜리글 #몰아서글쓰기 #물량대폭발 #읽히지않는글을쓰는사람의마음 #들리지않는말을하는사람의마음 #벽에대고말하기는너무싫어 #내가쓴글이휩쓸리기도싫어 #다른사람의글이휩쓸리기도싫어 #도대체나는어떻게해야하는걸까 #그렇다고은퇴를할순없지 #어떻게든해법을찾아낸다 #이제남은건사람들과토론을하면서기다릴뿐


이번 주 제가 글을 쓰지 못 했던 이유






프롤로그. 이번 주 제가 글을 쓰지 못 했던 이유


이번 주 내내 본캐, 다시 말해서 제 본업이 좀 많이 바빴습니다. 게다가 여러 가지 복잡한 개인적인 사정이 겹쳤기도 했죠. 평소라면 주말에 미리 써둔 글을 업로드하거나 퇴근하고 나서 시간을 내어 글을 좀 썼을 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짬을 내서 다른 분이 써주신 글에 답댓글을 달거나, 괜찮은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눌렀죠. 그것만으로도 진짜 이번 주는 좀 물리적, 정신적으로 많이 벅찼습니다. 저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일을 하는 게, 단기적으로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정신적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은 점점 제가 처리해야 할 일의 분량도 많아지고, 난도도 점차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 일단 업무든 개인사든 점차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리라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 이겨내고, 견뎌내며, 버텨내 봅니다.


alookso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중간 휴식기를 제외하면, 이번 주만큼 상당히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활동해보려고 시간 날 때마다 들어와서 답댓글 몇 번 정도 달았던 게 전부였네요. 처음에는 몸과 마음이 너무 피곤해서 글쓰기를 잠시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아예 안 썼는데, 이렇게 계속 안 쓰다 보니 점점 못 쓰게 되는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제가 아예 절필 선언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카카오톡 톡게시판에 있는 별도의 메모장에 제가 어떤 글을 쓸지 소재를 담아두는 정도로만 글을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노트북을 열어봅니다. 1주일 전 이미 6,000자로 미리 써둔 글이 두 개나 있었기 때문에 사실 주중에 그거 적당히 시간에 맞춰서 그냥 올리면 되었었는데요. 그것조차도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올리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과연 어떤 이유로 글을 쓰지 못했는지 한번 천천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미혜 얼룩커 님의 탈퇴 선언


생업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서 못 쓰기도 했지만, 왠지 이번 주는 글을 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안 썼기도 합니다. alookso 초기 때부터 정말 맹활약하시던 미혜 님이 더이상 alookso에서 활동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고 떠나셨기 때문인데요.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제가 잠시 본업과 본캐에 집중하느라, alookso에 올라온 글들을 예전처럼 꼼꼼하게 잘 확인하지 못했던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미혜 님이 탈퇴하시겠다는 글을 쓰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나서, 해당 시점 기준으로 24시간 내에 올라왔던 모든 글을 다 찾아서 빠르게 스캔했습니다. 왜 미혜 님이 탈퇴하시게 되었는지 이유를 계속 집착하면서 찾았는데요. 아무리 찾아도 무엇 때문에 그만두신 것인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솔직히 잘 모르겠고요. 미혜 님은 자신이 떠나게 되는 이유를 알 수 없게 써 놓으셨고, 그 글을 보고 남아있는 몇몇 사람들은 그 이유를 자신만의 방식대로 추정할 따름이었습니다. 저는 이걸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 답답했죠.


그렇게 계속 미혜 님의 흔적을 찾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은 현타가 찾아왔습니다. 어차피 어떤 흔적을 찾아낸다 한들, 그 흔적을 빌미로 alookso 측이나 특정 사용자를 향해 제가 마녀사냥을 할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도 안 될 일이기도 합니다. 결국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결과는 미혜 님이 선택하신 것이니 그 선택에 스스로 책임지셔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 선택을 제가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이제 더이상 왜 미혜 님이 탈퇴하셨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죠. 미혜 님이 원하시는 대로 그대로 떠나보내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글을 처음 보시는 분은 사이버 상에서 만난 인연에 뭘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나 싶으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alookso 처음 시작할 때부터 미혜 님이 쭉 함께 해오셨기 때문에 그동안 글을 함께 쓰면서 생겼던 [내적 친밀감]이 너무나 컸었나 봅니다. 혹시 미혜 님께서 누군가가 쓴 어떤 글을 보고, 혹여나 상처를 받아 떠나신 거라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절대 아닐 거라고 믿지만, 설마 그 글이 제가 쓴 것이라면 더욱 죄송스러울 것 같고요.


더이상 미혜 님께서 탈퇴한 이유를 찾는 것을 포기한 채, 혼자 곰곰이 나는 왜 누군가 alookso를 탈퇴한 것에 이렇게 많은 의미를 부여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alookso를 탈퇴한다는 것은 어쩌면 alookso라는 가상 세계 안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언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마침 미혜 님이 왜 탈퇴했는지 알려주지 않으셨으니, 남아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하나 갑자기 돌연사한 사람의 장례식에 찾아가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문득 우리는 왜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을 추모하는지 생각해 보았는데요. 조금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사망한 사람으로 인해 발생한 슬픔을 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상대방을 추모한다고 생각합니다. 잔인한 말이지만 장례식장에서 늘 듣는 말이 있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이렇게 떠난 누군가 추모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면, 남아 있는 사람은 평생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 사로잡혀 살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건 이미 떠나간 사람도 바라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어쩌면 제가 미혜 님이 남긴 마지막 흔적을 찾으려고 했던 이유도 실제로 미혜 님이 왜 떠났는지 궁금해서 걱정했던 게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 미혜 님이 alookso를 떠났는지 알지 못해서 답답했던 나 자신이 힘들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다시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죠.


[기억은 신이 주신 선물, 망각은 신이 주신 배려]란 말이 있습니다.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에서 뒷부분이 인용되었는데요. 약간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누군가를 추모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을 천천히 떠나보내는 과정이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죽음을 끝으로 보지 않고, 언젠가 다시 만날 것으로 보고 있죠. 그래서 당장 벌어진 헤어짐은 분명히 슬프지만, 언젠가 다시 하늘나라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는 게 남아있는 자들에게 소망으로 다가오는 것 같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충분히 미혜 님이 왜 떠나야 했는지 알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해보았지만, 이제는 집착을 버리고 그대로 떠나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3일장 치르는 마음으로 며칠 동안 글을 안 썼습니다. 이미 지난 주말에 이번 주에 올리려고 예정해 둔 6,000자짜리 글을 두 개나 써뒀지만 말이에요.


문득 제가 생업에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미혜 님이 alookso를 떠난 게, 마치 제가 막지 못해서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 마지막 흔적을 열심히 찾으려고 했었던 듯합니다. 그건 제 잘못이 아닌데 말이죠. 아무쪼록 alookso에서 미혜 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쉽습니다. 요즘 제가 제 브런치에 예전에 alookso에 올렸던 글 중에서 [행복을 탐구하다 시리즈]만 모아 엄선해서 글을 올리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혜 님께서 라이킷을 종종 눌러주고 계십니다. 라이킷이란 브런치에서 말하는 [좋아요]를 지칭하는데요. 이 자리를 빌어 미혜 님이 제 브런치에 찾아와 주셔서 참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글쓰기 플랫폼에서 그간의 인연을 이어 나가면서 아쉬움을 달래는 수밖에요.


이것이 그동안 제가 글을 쓰지 못했던 첫 번째 이유입니다.




2. 박 스테파노 얼룩커 님의 長문주의보


저는 alookso에서 여러 번 공공연히 밝혀온 바 있습니다만, 박 스테파노 얼룩커 님의 글을 참 좋아합니다. 워낙 글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재미있게 잘 쓰시고, 글을 읽을 때마다 쭉쭉 제가 내용을 흡수하게 되는 것 같아서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이러한 저도 가끔씩 박 스테파노 님의 글을 읽는 걸 망설일 때가 있습니다. 바로 [長문주의보]라는 제목이 옆에 붙어있을 때죠. 마침 제가 글을 읽을 물리적/정신적 여유가 있다면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해 보겠지만, 장문주의보라는 말이 붙어있을 때 글을 읽을까 말까 조금 부담이 되기 때문이죠.


사실 제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게 많이 힘든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가급적 새로운 분야에 몸을 던지기보다는 원래 하던 분야에 집중해서 기존에 없던 형태로 발전시키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랬던 제가 몇 번 박 스테파노 님의 글을 클릭했다가 새로운 분야에 눈이 떠지는 순간,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게 전혀 힘들지 않았고 너무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입문해도 되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도 장문주의보가 보이면 클릭하기 전 한번 심호흡하고 눌러봅니다.


저는 alookso에서 글의 길이만 놓고 보았을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길게 쓰는 사람이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저는 제목에 별도로 장문주의보라는 말을 쓰지 않았는데요. 저도 이제 박 스테파노 님처럼 제목에 장문주의보 같은 말을 붙여서 제 글을 읽을 누군가를 배려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제 글을 읽다가 지쳐버리거나 체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글을 쓰려니까 제가 글을 아예 쓰질 못하겠는 겁니다. 왜냐하면 제 머릿속에 제가 왜 굳이 글의 길이까지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글을 써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글이 기니까 읽는데 조심하라는 언급을 해주면 당연히 좋겠지만, 과연 제가 저 말을 제목에 쓸 때 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배려가 맞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마주하는 미디어가 다르긴 해도, 책을 쓰는 저자가 글자 수까지 고려하면서 글을 쓰진 않잖아요. 그래서 일단 글을 먼저 써 놓고 나서 나중에 편집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는 최대한의 배려는 글을 쓸 때 최대한 오타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실수로 적은 작은 오타가 글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죠. 물론 저도 사람이라서 오타가 종종 나오곤 합니다만, 그래도 어떻게든 오타를 안 내려고 노력하죠. 그런 제 입장에서 이제 제가 읽는 사람의 분량까지 배려해야 하나 싶었기 때문에 도무지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았죠. 그냥 글이란 읽는 사람 입장에서 재미있으면 그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금 머리가 아팠습니다.


심지어 저조차도 박 스테파노 님의 글을 모두 다 따라다니면서 읽지 않습니다. 물론 읽고 나서 공감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박 스테파노 님의 글을 읽으면 무조건 좋아요를 누를 수밖에 없긴 했지만요. 또한 다른 얼룩커들이 쓰신 글을 읽고 나서 동의되지 않을 때는 좋아요를 누르거나 답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제가 읽을 수 있을 때 글을 읽는 거고, 읽고 나서 동의가 되면 좋아요를 누르면 되는 것이거든요. 이와 같이 어차피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글을 읽고, 본인의 마음에 들면 공감을 표시하면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쓰는 입장에서 보면 조금 서운할 수도 있는데요. 글을 읽고 나서도 그 글이 별로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좋아요 안 누르고 나가도 되는 겁니다. alookso를 포함한 온라인 세상이란 얼마든지 그래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른 온라인 세상과 차이가 있다면, alookso는 다만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악플을 남기지 않을 뿐이죠.


저는 alookso에서 쓰는 글이란, 글의 길이에 상관없이 [좋아요]와 [답글]로 공감을 얼마나 많이 받느냐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이 아무리 길어도 자기 마음에 들면 좋아요를 누르는 법이고, 글이 아무리 짧아도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악플을 다는 게 온라인 세상이라고 생각했죠. 다행히 alookso에서 악플을 받아본 적은 없으니, 저는 편안하게 제 생각을 쭉 쓰면 그만이었고요. 그런데 과연 alookso에서 제가 글을 길게 쓰면, 읽는 사람이 불편하고, 제가 좋아요와 답글을 받기 어렵게 되는 건가? 이제 alookso는 예전처럼 긴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고, 짧은 호흡의 글을 읽는 사람만 남게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사실 저는 alookso에 부업의 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alookso에 재미를 붙여서 글 하나를 쓸 때마다 길게 쓰고, 많이 고민하면서 쓰게 된 것일 뿐이죠. 제가 alookso에서 글을 쓰는 근본은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들인 노력에 비해 포인트를 많이 받는 것에 불과하죠. 게다가 최근에 저는 1,500자 가량 되는 글로 좋아요와 답글 둘 다 100개 이상을 받았고, 7,000자 가량 되는 글로 답댓글 100개 이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 그냥 적당히 짧게 써서 좋아요와 답글을 많이 받으면 그만인데, 왜 저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제가 글의 길이를 딱 정확하게 조절해서 쓰는 게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자신이 스스로 답답하기도 했고요.


최근까지는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길게 쓰는 사람은 길게 쓰면 되었는데요. 요즘 alookso 트렌드가 전반적으로 글을 읽는 상대방을 배려해서 짧게 글 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용자들이 엄청 많이 유입되고, 그분들이 오래 남아 계시는 일이 이제 많아지다 보니 글의 길이와 호흡이 예전보다 짧아진 것은 사실이죠. 중이 절을 떠날 수 없으니, 최신 유행에 맞게 움직여야겠지만, 유행을 따라가다가 자칫 제가 글을 못 쓰게 되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이것 참 제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것이 그동안 제가 글을 쓰지 못했던 두 번째 이유입니다.




*. 원글이 길어서 부득이하게 두 편으로 나눠서 업로드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구독은 누르는데 왜 좋아요는 안 누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