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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은 기세야? 독서도 기세야!

책읽기 껌이지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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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look.so/posts/E7t9l7o


- 글을 쓰게 된 목적 :


태초에 alookso에 껌이지 시리즈가 있었다. 김재경 님의 [정치학 껌이지], 작문의 기초를 잡아주셨던 박현안 님의 [글쓰기 껌이지] 시리즈는 매우 훌륭한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이 아이디어를 받아서 [책읽기 껌이지]를 다 같이 한번 써보자는 김민준 님의 제안에 매우 솔깃했다. 총 8명이 합심했고, 각자가 경험했던 책읽기, 독서경험을 한번 제대로 모아보았다. 나는 언제나 매사에 끝맺음을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시리즈의 마지막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하루에 한 명씩 책읽기 껌이지 시리즈가 시작되었고, 점점 내 순번이 돌아올수록 재미있다는 마음 반,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걱정 반이었다. 어떤 주제를 갖고 얘기해야 잘 끝맺음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독서나 작문이나 [기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연히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를 인용했음은 물론이다. 기세를 갖게 해 주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멀티미디어의 활용이다. 줄글은 아무리 생각해도 재미없기 짝이 없다. 책을 읽어야 생존한다는 [당위]와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의무]감은 존재하지만, 책만 보면 졸음이 솔솔 오는 [나태], 딱딱한 문어체를 보면 읽고 싶어지지 않는 [불편]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독서를 어려워하는 현대인들에게 [그림/음성/영상]의 지원은 거의 필수적이다. 멀티미디어의 발달이 오히려 독서 인구를 늘릴 수 있으리라는 내 기대는 과연 옳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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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은 기세야? 독서도 기세야!

1.

독서의 기본 목적

결국 독서는 공부


독서를 하는 기본적인 목적은 [지식] 습득입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이유는 상호 간 소통이 가능한 언어를 갖고 있고, 그 언어로 남긴 기록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이 뜨거운 것을 알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불에 손을 대보는 것이겠죠. 하지만 경험을 기록으로 전달하면서 인류는 더 이상 불에 손을 대보지 않더라도 불이 뜨거운 것임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지식을 쌓아가면서 인류는 경험을 계속 농축하고 누적하면서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었고, 현재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우세종이 되었습니다.


책은 [줄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줄글은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이 정보를 담을 수 있죠. 여기에서 문제는 줄글을 읽었을 때, 내용이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제대로 된 독서가 무엇인지 배울 때, 작가의 [심정]을 읽어내는 독해를 하라는 얘기를 듣는데요. 마치 이건 수능 공부할 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는 얘기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작가가 아닌 이상, 과연 작가의 심정을 읽어내는 걸 도대체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요.


정리하자면 독서란 곧 [공부]인 셈인데, 공부에 대해 어렸을 때 노이로제가 있는 분들이 많이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을 꺼려하는 분도 많이 계실 텐데요. 독서를 꺼려하는 여러분께 독서를 시작하기 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준비 과정을 통해 만일 우리가 작가의 [심정]만 읽어낼 수 있다면, 그게 곧 최고의 책읽기가 아닐까요?




2.

줄글에 입체감을 더하는

다양한 독서지원 서비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줄글]은 거의 유일한 정보 전달 수단이었습니다. 이제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SNS를 통해 [줄글]은 [이미지/음성/동영상]으로 확장되었죠. 정보 전달의 수단이 다양해지고, 또 증가하면서 줄글로 만들어진 책은 왠지 구닥다리처럼 여겨집니다. 실제로 오프라인 서점이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해지고 있다는 소식도 계속 들려오고요. 하지만 코로나 이후 출판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진 않습니다.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발전함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는 게 몹시 중요해졌습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근본이 되는 게 바로 [줄글]이죠. 즉, 이제 [줄글]을 써낼 수 있는 사람이 만들어 낸 기초 [콘텐츠]를 기반으로, 웹소설/웹툰/드라마/예능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해 나갈 수만 있다면, 글만 잘 써도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한편, 작가 입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책을 써봐야 팔리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이제 작가들도 더 이상 글만 쓰면 되는 시대가 아니죠. 마치 신곡을 낸 가수처럼 자신이 낸 책을 자신이 홍보하는 무대를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작가 입장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자신의 책을 많이 팔 수 있을까요? 저는 줄글에 [입체감]을 덧붙이는 작업이 점점 더 중요해지리라 봅니다. 여기에서 입체감이란 어떤 [맥락]에서, 어떤 [배경]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었는지 설명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독서가 지루한 까닭은 우리가 읽어야 하는 대상이 [줄글]이고, [줄글]은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게임은 [그림/음성/영상] 중심이라 상대적으로 직관적이죠. 이런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줄글]에 직관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식은 책에 [그림/그래프/도표] 등을 삽입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 봤던 그림책처럼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죠.


해당 책을 토대로 그대로 읽어주는 [오디오북] 시스템도 [줄글]이 주는 부담감을 낮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소위 말해 [음성지원]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글을 눈으로 읽었는데, 귀에 소리가 들린다면 얼마나 신기하겠습니까? 오디오북을 통해 들었던 [소리]가 직접 [줄글]을 읽을 때 재현될 수 있다면, 입체감을 불러일으키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보다 좀 더 입체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유튜브]나 [온라인강의] 같은 수업 동영상을 제공하면 됩니다. 이런 방식은 주로 특정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중학생/고등학생/대학생/취업준비생 등 학습자에게 매우 도움이 되죠. [줄글] 안에 숨겨진 저자의 [의도]를 원만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있다면, 어려운 독서도 상대적으로 쉽게 해낼 수 있을 겁니다.




3.

실전은 기세야?

독서는 기세야!



실전은 기세야


대한민국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된 영화, 기생충에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참 많죠. 그중에 최우식 배우가 연기했던 대사인 [기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합니다. 극 중 과외 선생님으로 출연한 최우식 배우는 [기세]에 대해 무척 강조합니다. 실전은 기세라고 말하면서, 과외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홀리는 듯한 말을 꺼내는데요. 저는 이 장면이 생각보다 많이 감명 깊었습니다.


https://youtu.be/9nqVovGyYq8


이처럼 저는 독서도 역시 [기세]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정보를 습득하는 가장 지적인 활동이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읽을 수 있기 때문이죠. 만일 특정 분야의 책을 읽기 어렵다면, 저는 억지로 그 책을 읽지 말라고 권합니다.


책을 억지로 꾸역꾸역 읽어나가는 대신, 해당 책과 관련된 활동을 먼저 가볍게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오디오북]을 먼저 들어보거나 해당 작가를 인터뷰한 유튜브 영상을 먼저 보는 식으로 일단 시작하는 겁니다. 그렇게 다양한 수단을 통해 [독서]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그 [기세]에 따라 책의 첫 장을 좀 더 쉽게 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렇게 충분히 준비가 된 상태의 독서는 아무 생각 없이 바로 들입다 독서하는 것보다 훨씬 글을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구절을 읽다가 갑자기 소리가 들리는 음성지원이 되는 경우도 있을 거고, 어떤 단락을 읽다가 눈앞에 해당 내용이 생생히 펼쳐지는 영상지원을 경험할 수도 있겠죠.


제가 이런 방법으로 읽었던 책을 소개합니다. 허태균 교수님의 [어쩌다 한국인]이라는 책이었는데요. 이 책을 읽기 전에 저는 동영상 [한국인의 보편적 행동에 숨겨진 심리, 전격 분석]으로 저자를 만났습니다. 막상 책을 구매해서 읽으려니, 처음에는 책의 두께 때문에 부담스러웠었는데요. 몇 장을 채 읽지도 않았는데, 책 속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정 구절을 볼 때, 제가 앞에서 쓴 것처럼 음성지원이 되는 느낌이 들거나, 동영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워낙 저자가 글을 가독성 좋게 술술 읽어지도록 쓴 것도 있겠지만, 제가 이미 동영상 강의로 관련 내용을 [예습]했기 때문이겠죠.


https://youtu.be/TWwH43-H408


심지어 저는 동영상에 언급되지 않은 구절을 읽을 때에도 음성 및 영상 지원되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아마 이 부분으로 저자가 강의를 했다면, 이렇게 말씀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으로 읽었는데요. 어느새 글을 쭉쭉 읽어내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저는 왜 이런 현상이 제게 일어났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요.


카니자의 삼각형


뇌는 생각의 빈틈이 발생하면, 인지부조화 현상을 막기 위해 그 빈틈을 메우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렇게 발생한 빈틈을 메우는 예시로 가장 적합한 게 [카니자의 삼각형] 인데요. 실제로 이 그림에서 흰색 삼각형은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 머릿속에 흰색 삼각형을 자연스럽게 그립니다. 우리 뇌가 삼각형을 인지하는 게 우리 뇌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는 일이기 때문이죠. 이와 같이 [줄글]을 싫어하는 분이 계신다면, 한번 자신의 뇌를 속이기 위해서라도 독서하기 전, [준비]에 공을 한번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에필로그.

책읽기 껌이지 시리즈

첫번째 시즌을 마치며


제 글을 끝으로 8명이 함께 시작한 [책읽기 껌이지 시리즈]의 시즌1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누군가 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도 있고, 또 다른 주제를 잡아서 시리즈를 시작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어떤 기획이 만들어지게 되더라도 저는 두 손 들고 환영합니다.


뭐든지 혼자 하면 외롭지만, 함께하면 즐거우니 말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함께 이 글을 써준 7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 시리즈를 시작할 수 있게 아이디어를 내주시고, 끝까지 사람들이 함께 글을 쓸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신 김민준 얼룩커에게 감사함을 더합니다. 그동안 책읽기 껌이지 시리즈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책읽기 껌이지(Come easy)] 시리즈는

얼룩소 운영진과 무관하게 얼룩커들끼리 자체적으로 진행한 기획임을 알려드립니다.


[책읽기 껌이지(Come easy) 시리즈 시즌1 모아보기]


1편 : 김민준 얼룩커 - 필독도서 리스트는 버려라

2편 : 박현안 얼룩커 - 각자의 속도로 읽어라

3편 : Homeeun 얼룩커 - 나는 왜 12년째 독서모임을 하고 있을까?

4편 : 몬스 얼룩커 - 책과 함께 사는 법

5편 : Midsommar 얼룩커 - 수용하며 읽고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6편 : 조각집 얼룩커 - 책을 읽는 것은 선택이 아니고 본능이다

7편 : 김재경 얼룩커 - 세상에 수준 떨어지는 책은 없다! - 편히 읽고 싶은 걸 읽자.

8편 : 멋준오빠 얼룩커 - 실전은 기세야? 독서도 기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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