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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부릅니다, 단일화밖엔 난 몰라

생각보다 사람은 각자 원툴 전문입니다만

- 바로가기 : https://alook.so/posts/Kmty7G


- 글을 쓰게 된 목적 :


긴급 속보로 알려진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요청 선언을 보고 확 짜증이 치밀었다.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는 무엇인가? 10년 전, 정치계에 혜성같이 나타나서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치를 보여줘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는 말을 순진하게 믿었던 당시의 내가 미치도록 미워지게 만드는 사람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진짜 안철수는 보면 볼수록 가증스럽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알려진 이번 선거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그나마 개중에 제일 나아 보인다고 생각해서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기업인 출신답게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돈, 돈뿐이다. 오늘 아침 충분히 포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출마하겠다고 등록하고 3시간도 안 돼서 단일화를 선택하다니. 여기에서 포기하자니 정치 생명을 잃을 게 두렵고, 그냥 완주하기엔 선거비가 아까운 탓이다. 저런 식으로 정치해서는 자신이 가진 높은 인지도에 비해서 앞으로 있을 큰 선거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단일화밖에 모르는 바보에게 이 노래를 바치며,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정치 그만해라, 이제.


석열 내 곁에 선 순간

지지율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 거야


정책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정치만이 필요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버리게

당신없인 아무 것도 이젠 할 수 없어

단일화밖엔 난 몰라


무심히 버려진 날 위해

울어주던 단 한 사람


커다란 정당 위에

기대고 싶은 꿈을

당신은 깨지 말아요


이 날을 언제나 기다려 왔어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선거비 바람처럼 사라질까봐

합당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고

단일화 너무 좋아


안철수, 단일화밖엔 난 몰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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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준평론


안철수가 부릅니다, 단일화밖엔 난 몰라


2022년 2월 13일 오전 11시 45분, 연합뉴스발 긴급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긴급] 안철수, 윤석열에 야권 후보 단일화 공식 제안

https://m.yna.co.kr/view/AKR20220213027300001


치열하게 오가는 네거티브 공방전을 통해 윤석열 후보 아니면 이재명 후보, 둘 중 하나가 당선될 것이 예상되는 마지막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선거판의 마지막까지 웅크리면서 버티고 견디다가 양대 정당 두 후보가 서로 표심의 격차를 낼 수 있게 모든 힘을 다 쏟아부은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단일화라는 카드를 꺼내기에 가장 적기라고 생각했겠죠. 선거판의 유일한 변수가 자신이 될 때까지 숨 죽이고 기다리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무조건 완주하여 끝까지 간다고 말했던 안철수 후보가 갑자기 심경 변화를 일으킨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선거 운동을 함께하시던 부인 김미경 교수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위중한 상황이라고 하는군요. 한 명의 의사로서 코로나 관련 봉사 활동까지 하다가 확진되셔서 고통받고 계신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선거를 포기하지 않고 국민의힘 측에 단일화를 제안한 배경은 무엇인지 저로선 도무지 모르겠네요.


오늘 아침 9시에 대통령 후보로 등록은 해 놓고, 3시간도 안 돼서 급하게 국민의힘 측에 단일화를 제안하신 의중이 참 궁금합니다. 요즘 코로나 확진 검사 결과는 9시 이전에 알려주던데, 아예 후보 등록을 잠시 미루고 나서 단일화를 먼저 논의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올 것이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정말 안철수 씨도 한 입으로 두말하는 게 지극히 당연한 정치인이 다 됐다 싶습니다.


또 다른 기사에 따르면, 과연 이과 출신답게 슈뢰딩거의 고양이 화법을 사용하시던데요. [저 그만 좀 개롭히십시오] 라고 말하기 이전에 제발 이렇게 유체이탈 화법 좀 쓰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국민들 좀 그만 개롭히십시오, 안철수 후보님.


"완주는 안 하고, 단일화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완주를 하는데 국민 여론이 높고 그러니까 나는 단일화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히는 과정"


제가 안철수 후보 지지자는 아닙니다만, 스스로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말했으면 딴소리하지 말고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지지율이 엄청 낮은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패배하더라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단 말입니다. 만일 완주할 수 없다면 부인의 코로나 확진을 핑계로 국민의힘에 단일화를 제안할 게 아니라, 확진된 부인을 보살펴야 하니 대통령 선거를 포기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국민을 핑계 삼아 단일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말했던 발언을 가볍게 여기고, 안철수 후보를 존경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짓밖에 안 됩니다.


10년 전, 2012년 기존의 거대 양당이 좌우하는 정치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며, 새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후보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고 기대하며 지지했었습니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균형을 갖고 있는 중도세력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안철수 후보가 말하는 새정치를 단 한 번도 느껴본 기억이 없습니다. 도대체 안철수 후보의 무엇이 새정치입니까? 안철수 후보가 등장해서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 게 무엇입니까?


안철수 후보는 2013년 서울 노원 병에서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여 무소속으로 당선되었고,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 후 1년도 안 되어 탈당해서 2016년에 국민의당을 창당했습니다. 2016년 서울 노원 병에 출마하여 20대 국회의원으로 재선되었습니다.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했고, 3위로 낙선하긴 했지만 21.41%의 득표율로 선거비를 보전받았습니다. 2018년 서울특별시장에 출마하여 3위로 낙선하긴 했지만, 19.55%의 득표율로 선거비를 보전받았습니다. 2021년 서울특별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와서 또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했죠. 기업인 출신답게 선거를 통해 단 한 번도 선거비를 내보신 적이 없습니다. 선거비를 내지 않고 정치 활동을 이어가는 건 안철수 후보 말고도 많은 사례가 있으니, 그다지 새정치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2018년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 낙선했을 때, 딸의 졸업식을 축하하겠다며 미국으로 도망가셨죠. 당선되셨어도 딸의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셨을지 의문입니다만, 참 가정적이십니다. 이때는 안철수가 낙선하면 미국으로 도망간다는 안락도미라는 말이 나왔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4년 전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고도 안철수 후보는 조금의 변화도 없는데, 이게 무슨 새정치입니까?


'부잣집 도련님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도망가서 숨곤 하지.. 그럼 엄마 아빠가 다 처리해주거든.. 그래서 한참 숨어있다 나와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지난 실패를 남 탓하며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안철수 후보의 미국 출국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독일에서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해놓고서, 40일이 지날 동안 국내에 머물다가 마포구에서 기자에게 걸려서 도망가셨죠. 덕분에 마포독일이라는 말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목포는 항구다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마포는 독일이다는 말은 정말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지 않습니까.


https://youtu.be/WQcgDgDaXqc


안철수 후보가 보여주는 새정치는 아무리 생각해도, 책임 없이 도망가는 [런철수], 간만 잡아보는 간잽이 [간철수], 단일화밖에 모르는 [안일화], 선거비 보전의 명수 [돈철수] 밖에 모르겠습니다. 선거에 출마해 단 한 번의 손해도 보지 않아 국가의 세금만 낭비시켰으면서, 도대체 안철수 후보가 구세대 정치와 다른 게 무엇이 있습니까?


저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 곁에는 윤석열 후보가 초보라서 불안하고, 이재명 후보가 음흉해서 싫고, 심상정 후보가 이상적이라서 반대했으며, 허경영 씨는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서 안철수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지지자들이 있습니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자신의 말의 무게를 함부로 생각하고, 이런 단일화 전문가가 되는 선택을 해선 안 될 것입니다.


1998년 서울시 종로구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었던 노무현 후보는 2년 후 2000년 16대 총선에서 모두가 말렸지만 부산에서 출마하여 결국 낙선했습니다. 종로구에 출마하여 재선하고 나서 그다음 선거에 부산에 출마해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는 자신이 지는 한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의 지역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아 출마했던 것입니다. 이 패배를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2년 후 2002년 제 16대 대통령에 당선되는 쾌거를 이뤄냅니다. 이렇게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려고 애쓰는 정치가 바로 새정치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하는 정치는 새정치가 아니라 면피와 핑계가 가득한 책임전가를 좋아하는 부잣집 도련님 정치일 뿐입니다.


이러한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사랑에 감동하여 폭풍 개사하여 보내드립니다. 덕분에 이 노래 개사하면서 심수봉 씨의 노래만 여러 번 들었네요.


https://youtu.be/1hhkeRsj_ME





석열 내 곁에 선 순간
지지율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 거야

정책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정치만이 필요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버리게
당신없인 아무 것도 이젠 할 수 없어
단일화밖엔 난 몰라

무심히 버려진 날 위해
울어주던 단 한 사람

커다란 정당 위에
기대고 싶은 꿈을
당신은 깨지 말아요

이 날을 언제나 기다려 왔어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선거비 바람처럼 사라질까봐
합당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고
단일화 너무 좋아

_ 안철수, 단일화밖엔 난 몰라 中


제가 alookso에서 활동할 때, 일정한 분량에 맞게 양질의 글을 매일 하루에 하나씩만 쓰자는 생각으로 활동했었는데요. 분노는 나의 힘이라고, 덕분에 오늘 하루 두 개의 글을 쓰게 되어 평일 하루는 좀 쉬겠네요. 정말 안철수 후보, 실망입니다!


단일화밖에 모르는 안철수 후보님, 실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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