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의 고백

by 정담훈


〈접시꽃의 고백〉
글, 사진 담훈

바람에도 기울지 않으려
나는 오랫동안 침묵을 배웠어요.

말 대신
햇살을 따라 천천히 피었고
기다림의 끝에서
붉게, 아주 붉게 물들었죠.

누군가의 하루 끝에
조용히 피어 있다는 건
참 고요한 기적 같았어요.

상처마저 꽃잎으로 덮고
나는, 오늘도 그 자리에 서 있어요.
누군가의 마음이
내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