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며 처음으로 하루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시간을 흘려보내는 데 익숙했지만, 글을
남기겠다는 마음을 품은 뒤로는 아침을 서두르게
되었고, 작은 생각 하나라도 붙잡기 위해 메모지를 찾게
되었습니다. 글은 제 생활을 규칙 안으로 이끌었고,
부지런함이라는 새로운 습관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특히 처음 브런치 작가 테스트에 통과했을 때의 기쁨은
잊을 수 없습니다.
마치 제 글이 세상으로부터 작은 인정을 받은 것
같았고, 혼자 써온 기록이 비로소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 순간은 제 글쓰기에
날개를 달아주었고, 앞으로도 계속 써야 한다는 다짐을
굳혀주었습니다.
브런치는 그 다짐을 세상과 이어주는 창이었습니다.
혼자라면 금세 사라졌을 문장들이, 독자 앞에서 다시
호흡하며 살아났습니다. 낯선 이가 남긴 짧은 댓글
하나, 공감 버튼 하나가 제 글을 되살렸습니다. 그
순간마다 깨달았습니다. 글은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독자와의 만남은
제게 두 번째 글쓰기였고, 그 울림이 저를 다시 쓰게
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감정 연구소’를 세우고 싶습니다. 슬픔과
사랑, 상실과 회복 같은 감정들을 해부하고, 다시
따뜻하게 봉합하는 연구소. 그 기록들을 언젠가 조용히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책이
독자의 서가에 꽂혀, 삶의 어느 고비에서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출간은 성취가 아니라, 제 글이
독자에게 닿는 또 다른 방식이 될 것입니다.
브런치는 제게 글의 집이자, 꿈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글로 인해 달라진 생활, 독자와의 소통, 그리고 감정
연구소와 출간의 소망까지. 저는 이 모든 길을
브런치라는 공간 안에서 배우고 또 꿈꾸고 있습니다.
이제 10주년을 맞은 브런치와 함께, 저는 앞으로의
10년을 다시 그리고 싶습니다.
브런치는 제게 단순한 글쓰기 플랫폼이 아니라, 세상과
이어지는 창이었고, 꿈을 꿀 수 있는 토양이었습니다.
만약 브런치가 없었다면 제 글은 아마도 책상 서랍 속에
잠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제 문장에 빛을
비추어 주었고, 독자와의 만남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작은 글 하나에도 반응해 주고, 마음을
건네준 분들이 있었기에 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써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브런치의 10주년은 제게도 특별한 의미입니다.
단순히 시간이 흘러 쌓인 숫자가 아니라, 수많은
작가들의 기록과 독자들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 낸
‘10년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에
아주 작은 문장으로나마 함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참
고맙습니다.
앞으로의 10년, 저는 브런치와 독자들에게 받은
따뜻함을 다시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더 많은 감정을
탐구하고, 더 깊은 기록을 남겨, 언젠가 책으로
엮어내고 싶습니다. 누군가 힘든 시간을 지날 때 제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그 마음으로 계속 써
내려가겠습니다.
브런치,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제가 글을 쓸 수 있었고,
앞으로도 꿈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