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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 May 23. 2021

[영화, 보고 / 화이트타이거]

인도판 계급주의, 알리고 싶지 않을 인도인의 삶


화이트타이거는 제2의 기생충 혹은 인도판 기생충이라고 불리는 계급주의를 다뤘다.      


계급을 주제로 자본주의와 가족 그리고 스릴러를 담고 있다는 것에서 기생충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그 배경이 인도라는 점에서 180도 다른 영화가 탄생한다.     


이야기 줄거리는 간단하다. 시골마을의 별 볼 일 없는 대가족 일원에서 부자의 집에 운전사로 취직 후 사고에 휘말린 후 자신의 힘으로 부를 거머쥔다.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한 계급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첫 번째는 가족이다. 주인공은 가족을 위해 일을 하게 되지만 가족을 배신하고 결국에는 가족을 버리고 성공한다. 인도의 가족주의는 아프리카 등 대가족을 형성하는 일부 국가와 궤를 같이한다. 한 명의 성공은 형제 친척 모두 성공과 같다. 가족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 때문에 결혼도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반면 부를 가진 이들도 가족을 이용한다. 주인공이 잘못을 할 경우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을 해한다. 마치 미얀마 군부가 시민과 반하는 이유가 바로 가족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여성이다. 이야기의 전환점에는 주인집 며느리가 있다. 미국에서 생애 절반을 살아온 그녀는 인도로 결혼을 하며 고향으로 왔지만 여전히 미국 생활을 그리워한다. 여성에 대한 멸시, 계급에 의해 사람을 구분 짓는 인도 사회는 그녀에게는 맞지 않는 불편한 옷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함축하는 부분은 인도의 여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수많은 인도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인도의 부조리함은 미국의 제도에서 살고 온 눈을 통해 한번 더 비판받는다.

      

세 번째는 정치다. 돈 있는 자들은 자신들 사업을 위해 정권에 줄을 댄다. 사회주의자로 진보로 이름을 떨친 여성 정치인에 수많은 돈을 퍼붓고 욕을 한다. 돈을 이용한 로비는 일상이며 그곳에 정의도 법도 없다.     


화이트 타이거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자신의 성공담을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왜 하필 중국 총리의 인도 방문을 그렸을까. 개인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엇나간 물질 욕망과 자본주의를 함께 꼬집고자 했던 건 아니었나 생각이 들기도.


영화 리뷰를 마치며...

알리고 싶지 않을 인도인의 삶이라는 부제를 달고 싶었던 이유는 결국 주인공이 부를 쟁취하는 과정 또한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누군가를 해하고 비리로 점철된, 썩은 내가 진동하는 경찰을 이용한다. 영화는 주인공에 공감하게 하면서도 주인공과 멀어지게 만든다.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는 또 다른 인도식 자본주의 포식자일 뿐이다. 



평점 4.5(5점 만점)

화이트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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