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쓸 겸 생각나는대로 적어본다..
연말과 연초에 몇일 푹 쉬느라 글을 못적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사들 소개가 아니라 연초에 열리는 최대 IT전시회인 CES와 관련해 제가 주목해 보는 몇 가지 포인트를 적어볼까 합니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에 대해서 적어볼까 하는데요.. 어짜피 제가 근무하는 ATLAS에서 CES와 관련된 보고서를 써야 하기에, 정리하는 차원에서 적어봅니다.
자동차는 이미 오래전부터 '무게 1톤의 스마트폰', '최대 크기의 모바일단말'로 표현되면서 IT업계의 관심을 받아왔고,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CES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영역입니다. 저는 이번 CES의 주제를 '가정에서 벗어나는 가전...자동차가 이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어떤 업체가 전기차를 만든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다는 것은 신선한 뉴스가 되지 못합니다. 특히 전기차는 더욱 그렇습니다. 루시드모터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그리고 IT업체들의 도전이 그나마 관심을 받을 뿐이지요. 물론 아직도 언제 상용화될지 모르는 자율주행차보다는 당장 눈앞에 현실로 다가온 전기차가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시장선점을 위한 자율주행차 관련 뉴스들도 주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기차는 다 아시는 것처럼 전기-모터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는 현 시점에서 이제는 충전 경쟁이 시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CES에서 봐야 할 점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뽑아 봅니다. 1) 일회 충전으로 어느 정도의 거리를 갈 수 있는가, 2) 충전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3) 전세계적인 충전기 규격 통일 시도가 있을 것인가, 4) 각 업체들의 충전소 확충 계획은 어떨 것인가, 5) 4번에 이어서 전기차 업체들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과 충전소 관련 제휴를 발표할 것인가
제가 예전에도 썼듯이 이제 주차장이 있고, 전기가 공급되는 곳이라면 현재의 주유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충전 '시간' 및 '장소'와 관련된 비즈모델 혁신이 이루어질 시기입니다.
자율주행차는 여러 센서를 장착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모습은 차량 천장이나 전후면에 여러 센서가 돌출되는 다소 어색한 모습이었습니다. '뽀대'가 안나지요. 구글(이제는 웨이모) 자율주행차의 경우 외관 돌출을 최소화했지만, 승용차로 보기엔 어색한 모습입니다. 천장 부분에도 경광등처럼 돌출된 것이 보기에 안좋습니다.
그런데, 이번 CES를 앞두고 현대차와 포드가 기존 차량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선언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가격도 크게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자율주행 자동차도 디자인 경쟁 시대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센서의 크기가 줄어들고 자율주행을 위해 장착해야 할 센서의 수도 줄어들면서, 오랜 기간 자동차 업체들이 집중했던 경쟁 요소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겠지요. 이번 CES에서 등장할 자율주행 차량들의 외관을 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현재 자동차 업체들은 스스로 더 이상 자동차 업체가 아니라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업체라 부릅니다. 이는 자동차뿐 아니라 사람 또는 사물을 이동(mobility) 시키는 모든 영역에서 단말과 서비스의 통합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해서 봐야 할 점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요? 1) 승용차 이외 대중교통 및 특수목적 차량에의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 적용 여부, 2) 배송용 소형 로봇과 같은 자동차 이외의 모빌리티 영역, 3) 장애인을 위한 보행보조 또는 무거운 짐을 나를 수 있는 외골격 로봇 등
이미 AI가 적용된 광산용 로봇이 등장해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곳에 스스로 이동해 광물을 캐고 돌아오는... 24시간 작업이 가능하지요.. 이 외에도 외골격 로봇 역시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도울 수 있다는 점, 연약한 사람도 무거운 짐을 들고 나를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물론, CES는 소비자가전 중심의 전시회이기에 이런 제품이 많이 등장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몇몇 업체는 출시하지 않을까요? 관심은 가네요.
자동차 업체들의 승차/차량 공유 서비스 자체는 이제 너무나 흔해져서 주목받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 혁신은 계속되고 있고, 이 기술은 개인이 보유한 승용차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CES에서 자동차 관련해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지 궁금해집니다.
우선, '디지털키'입니다. 스마트폰의 모바일앱을 통해 차키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는 물리적인 형태가 없기에 공유가 쉽고, 원격 통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내가 차를 집에 두고 와도 집에 있는 와이프에게 차량 이용권한만 넘겨주면 와이프가 차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녀가 운전할 경우 이용시간 통제도 가능해집니다. 도요타는 기존 차에도 간단하게 설치해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키 박스'를 개발하고 미국의 차량공유업체와 테스트 중입니다.
그리고, 최근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자체를 모바일결제 단말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포드는 '포드페이'를 발표했고, GM은 마스터카드와 협력합니다. 여기에 폭스바겐은 스마트폰으로 주차비 결제를 할 수 있게 하는 스타트업 'PayByPhone'를 인수하고, 주차비 뿐 아니라 커머스 등에도 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업체는 빠져 있지만 차량 시거잭에 장착하는 비콘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차량 관련 주차, 정비 등의 온디맨드 서비스는 물론 'Car-to-Home'으로 부르는 스마트홈 연계(특히 아마존 알렉사) 등 다양한 서비스가 소개될 수도 있겠네요. 기대됩니다.
자동차가 모바일단말, 특히 커넥티드 단말이 되는 것은 해킹의 위험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자동차는 생명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보안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번 CES에서 뭔가 발표가 있을까요?
그리고 커넥티드카는 상시 연결을 통해 자동차의 상황을 원격에서 파악하고 통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에 'V2X(Vehicle to Everything)'이 부상하고 있고, 이는 스마트시티와도 연계됩니다. 이미 아우디는 신호등과 통신을 해서 속도를 조정하는 시스템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지자체 또는 자동차 업체가 폭우나 폭설 시 자동차들의 최대 속도를 원격으로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소식도 나올지 기대됩니다.
이상이 이번 CES에서 자동차와 관련해 주목해봐야 할 이슈를 제 맘대로 적어본 것입니다. 이 중 일부는 실제로 발표될 것이고, 2월의 MWC나 추후의 행사에서 발표될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쉽게도 전 이번 CES에는 가지는 못합니다. 실제로 가시는 분들에게 저의 이 뷰포인트가 어느 정도로 실현되는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