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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욱 Nov 15. 2020

물이 끓어 넘치는 이유와 해결책

넘침 걱정 없이 편하게 요리하는 방법


 여름이 되면 집에서 국수를 많이 끓여 먹는다. 특히 입맛이 없을 때 집에서 먹는 비빔국수는 정말 꿀맛이다. 그런데 국수를 만들 때마다 걱정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국수를 끓이는 물이 넘쳐서 가스레인지가 엉망이 되는 것이다. 아예 생각도 못한 상태로 깜박 잊고 끓어 넘치면 그래도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분명히 끓어 넘칠지 알았는데 정말 잠시 수저 등을 찾으러 자리를 비운 순간 끓어 넘쳐 주방을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는 짜증을 넘어 허망하기까지 하다.  전문적으로 일하는 요리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특정 식재료를 끓이면 어느 순간 거품이 순간적으로 치고 올라온다. 그때 다른 재료 등을 준비하다 온 사방이 액체로 뒤덮이는 경우를 겪는다.  

끓어 넘치는 것은 정말 순간적이다. 면을 조리할 때는 주의하자.


이럴 때 한번 정도는 한탄을 하면서 생각한다. ‘이런 끓어 넘침을 방지하는 방법이 없나?’ 물론 있다. 당연하지만 이 방법을 알려면 우선 끓어 넘치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끓어 넘치는 식재료의 종류와 그 이유


 끓어 넘치는 식재료들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식재료는 면류, 우유 등의 2가지의 재료이다. 세세한 이유는 다르지만 큰 이유는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큰 이유는 열기가 발산되게 막는 표면의 미세한 막과 잘 터지지 않는 거품의 생성이다.



 먼저 국수면을 끓이는 냄비가 끓어 넘치는 이유를 알아보자. 그 원인은 면을 구성하는 전분 분자에 있다.  물을 끓이고 면을 넣어 가열하면 전분은 점점 더 많은 물을 흡수하면서 면이 불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물속에 전분 분자를 보내서 물속에 섞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분물의 작은 거품은 잘 터지지 않는 비눗방울 같은 거품이 된다. 거기에다 계속 물을 끓이면 흰색 거품이 표면에 떠올라 얇은 거품막이 된다. 이 거품막은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열기의 발산을 막는다.  갇힌 열기로 인해 물의 온도는 오르고 거품이 팽창하여 순간적으로 튀어 오르면서 물이 넘치게 된다.  


 그럼 우유의 경우는 어떨까?

먼저 우유는 물과 같은 일반적인 액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평상시의 우유는 87%의 물에 4%의 단백질 및 5%의 유당이 잘 분산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런 우유를 가열하면 지방, 설탕, 단백질 및 미네랄이 분리되기 시작한다. 우유 속에 분산된 지방 방울은 위로 상승하여 크림층을 형성하고, 단백질(카제인)과 함께 얇은 막을 형성한다. 거기에다가 우유에는 지방 분산을 안정화하고 물속의 기포 형성을 안정화시키는 계면활성제가 포함되어 있어 잘 터지지 않는 거품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 계속적인 가열을 하면 표면에 생성된 얇은 막이 밖으로 나가려고 열기의 발산을 막는다. 더 많은 증기와 압력이 축적되고 터지지 않는 거품이 팽창한다. 그리고 결국에 표면의 막을 밀어내면서 순간적으로 넘치게 된다.


 내용이 너무 복잡하다. 정리를 다시 해보자. 세부 과정은 차이가 있지만 두 경우가 결과적으로 보면 동일한 현상이다.  첫 번째는 물 열기를 발산하지 못하게 막는 얇은 막이 존재한다면 넘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열기의 발산이 막히면 온도가 높아져 거품이 더 많이 생긴다. 또한 압력이 증가해 순간적으로 거품이 팽창할 수가 있다. 두 번째는 물속에 단백질이나 전분 등이 섞여 잘 터지지 않는 비눗방울 같은 거품이 되면 냄비 속에 남아 넘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성립을 하면 거품의 순간적인 넘침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요리 시 넘침이 있었던 식재료에 대한 대부분의 의문이 풀릴 것이다.  



물의 넘침을 방지하는 방법들


 물의 넘침에는 여러 가지 방지법이 있겠지만 현실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열을 낮추면서 입김으로 '후' 불어버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요리사들은 조리를 하다 거품이 순간 넘치면 팟을 재빨리 불에서 때내어 입김을 '후~' 하고 분다. 그럼 거짓말처럼 거품이 죽는다.


 불에서 내렸기 때문에 열기가 사라졌을 것이고 후~ 하고 불면서 생성되어있는 거품을 강제로 터뜨린다. 거기에다가 표면의 막을 한쪽으로 밀어내서 열기의 배출구를 확보해주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거품이 넘처오르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하였을 때 가능하다. 거기에다가 어느 정도 몸으로 숙달이 되지 않으면 어-어!! 하다가 물이 넘치기 십상이다.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아보자.  



기물의 변경   

    뚜껑을 열고 조리한다 - 뚜껑을 덮고 조리한다는 것은 물 위에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두꺼운 막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액체가 열기를 발산할 수 있게 뚜껑을 열고 조리를 한다.   

    넓은 냄비에 삶는다 - 일반 사이즈의 냄비에 비해 거품의 막이 펼쳐져야 할 면적이 많다. 그래서 거품의 막이 상대적으로 얇게 형성된다. 이는 온도나 압력이 올라가지 않게 도움을 준다.   

    깊은 냄비에 삶는다 -  거품이 올라갈 수 있는 높이는 한계가 있다. 어느 이상의 높이까지 올라오다가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다 깨져버린다.    

넓고 깊은 냄비에 면을 삶으니 거품이 어느 정도 올라오다가 사라진다.

열 보존율이 낮은 냄비로 조리한다 - 열이 보존이 많이 되는 냄비로 끓이면(ex 두꺼운 통 5중팟) 거품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불을 꺼도 남은 잔열 때문에 계속해서 거품이 올라온다. 얇은 냄비로 끓이면 불을 끄자마자 잔열이 사라져 거품이 죽는다.   



요리 중간에 신경 쓰기

    중간에 찬물을 붓는다 - 거품을 직접 터트리고 온도를 낮춘다. 그리고 전분을 희석시켜 거품이 만들어지기 힘들게 한다. 이것이 국수를 삶는 중간에 물을 붓는 이유 중 하나이다.   

    주걱으로 휘졌는다- 주걱으로 휘저으면 물 위에 생성된 얇은 막이 제거된다. 열기가 계속해서 배출된다. 그리고 주걱에 닿은 거품들이 충격에 의해 깨지므로 넘침을 방지한다.   


넘침 방지 기물을 추가로 사용

    나무주걱을  올린다 -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열전도율이 낮은 소재이기 때문에 거품이 나무주걱에 닿으면서 끓는점 이하의 낮은 온도로 내리면서 거품을 줄인다. 두 번째로는 거품이 나무주걱에 직접 닫으면서 거품이 깨지면서 끓어 넘침을 방지한다. 단점은 너무 오래 시도하면 나무주걱에 열이 전도되면서 거품이 넘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 많은 주부들이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집에서 활용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다. 넘칠 듯 하면서도 넘치지 않는 모습이 신기하다.


넘침 방지 뚜껑을 사용한다 - 이 뚜껑은 열전도율이 낮은 실리콘으로 만든다. 거기에다 열기를 배출한 구멍이 있으며, 거품이 닫혀 있는 뚜껑 위에 올라와 거품이 터지기 때문에 사실상 팟의 높이를 깊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앞에서 서술한 3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한 것이다. 매우 안정적으로 거품을 죽인다. 적어도 내가 시험해 보았을 때 넘침 현상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넘침 방지 뚜껑의 효과는 확실하다. 문제는 이 능력 하나만 보고 구매하기에는 무엇인가 애매하다는 점이....





거품 넘침 방지의 포인트


 위에 서술한 방식의 포인트는 표면의 얇은 막을 제거해주거나, 열을 내리거나, 거품이 넘치지 못할 높이를 유지해주는 것 3가지이다. 본인이 모르는 많은 식재료가 있을 것이고 그중에 거품이 넘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 경우는 위의 두 가지 포인트를 곰곰이 생각하면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을 해보면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으니 본인의 성향과 상황에 맞추어서 대비하면 국수 등을 삶을 때 정말 편하게 조리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국수 등을 삶을 때 무조건 넓고 깊은 냄비를 사용한다. 물을 올린 후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어 가장 편하게 느껴지고 거품이 넘치기 불가능한 큰 냄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특히 세제를 넣고 빨래 등을 삶을 때의 넘침을 경험해 보았던 주부라면 동일한 방법으로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이다. 만일 본인이 큰 신경 쓰기 싫고 편안하게 요리하고 싶다면 위와 같은 방지책을 염두에 두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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