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기물의 보수작업
창고에서 기물을 정리하는데 쓰레기통에 들어갈 만한 처참한 퀄리티의 꼬꼬떼가 5개 튀어나왔다. 분명히 예전 메뉴가 나갔을 때 열심히 사용만 하고 창고 구석에 쳐 밖아 놓은 것이다.
이런저런 말이 나와서 결국 내가 책임지고 살려내기로 약속을 하고 업장에 가지고 올라왔다.
예전 글에서 이야기했지만 꼬꼬떼는 일반적으로 브레이징이라는 조리법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예전 치킨 메뉴에서는 브레이징이 아닌 8호 정도 사이즈 통닭의 겉면을 바삭하게 굽는 데 사용하였다. 재질은 무쇠이니 고기 굽는 데는 최고의 강재이고, 높이 솟아오른 꼬꼬떼의 벽면에 통치킨 껍질이 닫는 면적이 많아 후라이팬보다 굽기에 편한 점이 많았다.
문제는 기름으로 된 치킨 껍질을 굽고 제대로 청소를 안 하여 기름이 층이 되어 껌딱지 마냥 꼬꼬떼에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는 강력한 가스불에 직화로 올려서 이 기름층을 다 태운 후 긁어내버린다. 하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업장은 가스사용이 불가능하여 인덕션만 있어서 이런 개선 방법이 먹히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물을 팔팔 끓이고 꼬꼬떼를 한 시간 이상 삶아 때(?)를 불리고, 그 후 불린 기름때를 긁어내라고 후배들에게 지시하였다. 그리고 확인을 해보니 결과물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 정도 하는 것도 엄청 고생했다고 하니 더 이상 이야기해봤자 억울한 감정만 들것 이다. 결국 내가 스스로 해서 보여주기로 하였다.
포인트는 일반 수세미 정도가 아닌 껌 때기 같이 강력한 기물로 기름을 벅벅 긁어내어야 한다는 점이다. 꼬꼬떼는 무쇠로 만들어져 있다. 본인이 스트롱가이 대회에 나가지 않는 이상 힘으로 무쇠에 많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흠집 같은 거 생각 말고 최대한의 힘으로 제거한다.
그 후 기름을 살짝 도포한 후에 오븐에 넣어서 간단한 시즈닝을 하니 거의 새것과도 같은 퀄리티의 꼬꼬떼가 보인다. 같이 작업을 했던 직원들도 결과물을 보고 놀란다.
기물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사용기간이 차이가 난다. 사실 무쇠 재질은 큰 사고만 없으면 내 나이보다 더 사용이 길게 가능할 재질이다. 단지 관리하는 사람의 의지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