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사로 살어리랏다 Mar 31. 2023

나으리, 어찌 손수

『칼의 노래』를 노래하다 _ 021

아들 면은 적의 칼에 죽었다.

아들 면을 죽인 적이 산채로 사내 앞에 끌려 와 있다.


“-너는 몇 살이냐?”

“-스물세 살이다.”


“-살기를 원하느냐?”

“-무사를 희롱하지 말라.”


아들을 죽인 적을 죽여야 하는지, 아니면 아들과 비슷한 나이의 무사를 살려주어야 하는지 칼은 뒤섞여 운다.


“-칼을 다오.”

군관이 칼을 나에게 건넸다. 나는 칼을 뺐다. 푸른 날 위에서 쇠비린내가 풍겼다. 종사관 김수철이 내 팔을 잡았다.

“-나으리, 어찌 손수…”

“-비켜라, 피 튄다.”


칼의 두 ‘울음이 서로 끌어안고’ 뒤섞여 운다.

작가의 이전글 어찌 싸우는 수군을 따라나서느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