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를 노래하다 _ 021
아들 면은 적의 칼에 죽었다.
아들 면을 죽인 적이 산채로 사내 앞에 끌려 와 있다.
“-너는 몇 살이냐?”
“-스물세 살이다.”
“-살기를 원하느냐?”
“-무사를 희롱하지 말라.”
아들을 죽인 적을 죽여야 하는지, 아니면 아들과 비슷한 나이의 무사를 살려주어야 하는지 칼은 뒤섞여 운다.
“-칼을 다오.”
군관이 칼을 나에게 건넸다. 나는 칼을 뺐다. 푸른 날 위에서 쇠비린내가 풍겼다. 종사관 김수철이 내 팔을 잡았다.
“-나으리, 어찌 손수…”
“-비켜라, 피 튄다.”
칼의 두 ‘울음이 서로 끌어안고’ 뒤섞여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