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를 노래하다 _ 020
‘비와 우박이 섞여서 몰아’ 치고 ‘돌풍’이 부는 새벽, 고하도로 수군을 옮기기 위해 우수영 내항에 조선의 수군 전체 – 전선 20척과 협선 50여 척이 집결했으나,
“어선과 뗏목들이 대장선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뗏목 한 척이 우현 쪽으로 다가왔다. 노를 쥔 노인이 비에 젖은 식구 3명과 닭을 싣고 있었다. 노인에게 물었다.”
“-너희가 백성으로서 어찌 싸우는 수군을 따라나서느냐?”
“-나으리, 이제 우수영을 버리시면 적은 곧 들이닥치리다. 백성이 수군을 따라가지 않으면 적을 따라가리이까? 수군 또한 백성의 자식이 아니고 무엇이오? 내 아들놈 조카 놈들도 임진년 싸움에서 다 죽었소.”
“노인이 울음이 악으로 바뀌어갔다. 통곡하는 어선과 뗏목들이 대장선 둘레를 에워쌌다.”
아, 어디가 생지이고 어디가 사지란 말인가?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