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백수에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환 Nov 19. 2022

만약 내가 백수라면

당신이 백수라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몇 달 전 내가 퇴사를 한 후 백수가 되었을 때 하루 종일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이고 뭘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주변 사람들은 만약 백수가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실 정말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기보다는 그들의 대답을 통해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침반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내 주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첫 번째 대상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18년간 택시 운전을 하고 계시는데 다른 직장인들 보다는 출퇴근이 자유롭고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지만 그만큼 수입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느 직장인들처럼 하루 10시간 정도는 근무를 하신다. 

그런 아버지에게 만약 지금 백수가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단 전재는 자산은 똑같고 앞으로 다시 같은 직업을 할 수 없다는 전재였다.) 아버지는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크게 2가지를 말씀해 주셨다.


첫 번째는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아버지는 58년 동안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보신 적이 없다. 나이가 있으셔서 그런지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약간 있는 것도 영향은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일로 인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라 하셨다.

개인 사업자이지만 영업을 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고 단골손님이 많은 아버지는 (한 할머니의 주 3회 병원 방문, 약 4명의 외국인 출퇴근, 추어탕집 사장님 고향방문 등) 그들과의 신뢰를 깨트리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하셨다. 아마 대부분의 사장님들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다들 돈이 있고 누군가 일을 시키지도 않으며 내가 문을 닫고 싶을 땐 닫을 수 있지만 누군가와 연결된 신뢰 때문에 그렇지 못하는 게 아닌가? 


두 번째로 젊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아껴 쓰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셨다.


백수일 때 만약 하고 싶은 게 있는 두 번째 일로 젊은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아껴 쓰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셨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하루의 낭비가 한 달 일 년 그렇게 몇십 년이 흐른다고. 지금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1분이 나중에는 소중한 1분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나도 이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 "아... 5분만 더 있다 하자..."라는 그 5분은 추후에 "제발 5분만 더 했으면 좋겠다..."로 바뀐다.

백수가 되어도 자신의 확신만 있으면 절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다. 


당신은 만약 지금 백수가 된다면 즉 백수라면 무엇을 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고 싶은가? 

당신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