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프론트, 스트랜드 타워 호텔

Waterfront, strand tower hotel

by 윤준가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코로나19로 인한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여행은 불가능한 말이 되어버린 요즘. 옛 기록을 들춰본다. 이런 시절도 있었지!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저녁을 먹으러 워터프론트에 갔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는 이런 대형 쇼핑몰이 많지 않아서 내 눈은 휘둥그래졌었다. 넓고 운치 있고 깔끔하고 세련된 몰.


이런 여행에서 로컬 맛집에 갔어야 했는데 첫날 저녁이라고 안전한 선택인지 조벅에서도 자주 갔던 오션바스켓에 갔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그래도 늘 맛있는 씨푸드플래터. 나중에 한국에 와서 이런 요리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려고 했는데 찾아지지도 않고 이리저리 시도해도 맛이 안 나서 포기했다. 새우나 생선이나 이런 건 굽거나 튀긴 걸 알겠는데.. 남아공의 깔라마리 요리가 너무 맛있었는데, 이게 정확히 오징어인지 한치인지 큰 꼴뚜기인지도 모르겠고 요리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븐 요리 같긴 한데.



IMG_1739.JPG 깔라마리.... 맛있어... 그냥 튀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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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748.JPG 생활용품이 굉장히 다양하게 있었다. 한국보다 디자인도 품질도 뛰어났음.


IMG_2296.JPG 온갖 잼과 병조림 앞을 떠나지 못하는 엄마.


IMG_2293.JPG 귀엽...


IMG_2298.JPG 머랭 쿠키인가? 지금 사진 찾다가 보니까 새삼 맛있어 보이네.






숙소는 strand tower hotel 이었는데 언니가 예약해 줄 때는 4성급이라고 했는데 사실 한국의 4성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허름했다. 언니와 형부의 예상대로여서 뭐 그러려니 했다. 그래도 호텔에 빗도 면봉도 물도 없는 것은 좀 너무하지 않나... 물도 없었고 TV도 고장이 났는지 안 켜졌다. 프론트에 여러 번 말한 끝에 TV는 셋째 날인가에 켜졌음... 당연히 와이파이도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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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766.JPG 화장실 뭐 그럭저럭.


IMG_1785.JPG 방에서 커튼을 걷으면 저 멀리 대서양?(맞나?)이 보였다.


IMG_2307.JPG 호텔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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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309.JPG 어느 저녁에 엄마랑 둘이 물이랑 스넥 사러 구멍가게 다녀왔는데 워낙에 밤길 조심하라는 경고를 많이 들어서 진짜 무서웠다. 둘이 거의 뛰어서 다녀옴. 어렵게 산 스넥...





이 호텔에는 중국인이 정말 많이 묵고 있었다. 첫날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우리 말고는 온통 중국분들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다음날 조식을 먹으러 가보니 단체가 왔는지 완전히 중국인뿐이었다. 심지어 중국에서 많이 먹는 요리도 있었고 서버도 중국어를 하고 요리사도 중국분이 있었다. 식당에서 내가 접시를 들고 걸어 가는데 중국 요리사가 갑자기 내 접시에 낯선 돼지고기 요리를 턱 하고 올려주었다. 이게 뭐냐 물어보니까 내가 중국어를 못하는 걸 아시고는 거듭 미안하다고 했다. 괜찮다고 하고 그냥 가져와서 먹어보니까 장조림 같은 맛이었다. 약한 향신료 냄새가 나긴 했어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럴 때 다른 나라 음식도 맛보고 가는 거지 뭐.








어느 날은 엄마랑 아침에 호텔 주변을 산택했다. 창밖으로만 보던 풍경들을 가까이에서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낯선 건물들이 유난히 예쁘게 보이기도 하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때 조금 더 여유를 내서 천천히 걸어다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그저 사람들 조심하라는 경고에 겁을 먹고 가이드 없이 어디를 간다는 생각을 쉽게 못 했다. 그마나 여기가 관광지인 케이프타운 시내라서 아침에 우리끼리 돌아다니고 했지, 조벅이었으면 낮에도 쉽게 돌아다니기는 힘들었을 것.





IMG_2333.JPG 이른 아침이라 문 닫힌 서점. 전면 매대 왼쪽 끝의 노랑-빨강 커버의 책이 조앤 롤링의 신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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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363.JPG 온통 까만 건물. 이 건물 너무 매력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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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텔에서 사흘을 묵었는데 관광하느라 지쳐서 호텔 구석구석도 주변도 마음껏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땐 겁이 너무 많았고 또 다른 나라 사람들 사이에 껴 있으려니 잔뜩 주눅이 들어서... 지금이라면 좀더 여유로운 여행을 했을 텐데.

그때의 나는 또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엄마랑 같이 있으니 엄마의 불안도 달래주어야 했고 엄마 체력에도 맞춰야 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IMG_2941.JPG 놀랍게도 호텔에 수영장이 있다는 걸 마지막 날에야 알게 되었다.


IMG_2963.JPG 헬스장 있는 것도 마지막 날에 알게 됨... 물론 그때는 별로 운동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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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962.JPG 아... 테이블마운틴 경치 명당인 것도 마지막 날에 안 것임...




크기변환_호텔1.jpg 마지막 사진은 아침에 일어나 방에서 찍은 호텔 주변 풍경. 저 폐허도 신기하고 분홍 건물도 신기하고 그땐 참 신기한 게 많았다.




지금 와서 예전 사진을 뒤적여보니, 엄마도 나도 참 젊었구나 싶다. (나는 아직 젊은 나이지만) 그때의 엄마, 그때의 나. 사진이란 게 이렇게 나중에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이제는 갈 일도 없고 갈 수도 없는 그곳, 남아공.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 돈이면 다른 나라 가겠지. 아마도 내 평생 처음이나 마지막 남아공 여행의 기록... 은 과연 언제까지 털어야 할까?? 아직 사진이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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