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일장 맛나식당, 니은이

by 윤준가


오늘은 일찍 오일장에 나갔다. 살 것이 많아서 p언니 차를 얻어탔다. 집에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여러 가지 채소와 반찬 두 가지를 샀다. 감자는 카레용이라고 했더니 육지 것을 추천해 주셔서, 500g에 2,000원을 주고 샀다. 이곳에서는 야채를 킬로그램 단위로 파는 것 같다. 언니가 소개해 준 오일장 맛나식당에서 고추튀김을 먹었는데 속이 꽉 차고 간이 심심한 것이 맛있다. 나중에 보니까 양념 간장이 있었는데, 안 찍어 먹어도 아주 괜찮았다. 아침을 못 먹고 나와서 김밥 한 줄과 튀김 세 개를 먹었다.

마트에서도 살 것이 있어서 목록을 만들어 갔다. 지난 번에도 많이 샀다고 생각했는데 어쩜 자꾸 살 것이 생기는지. 잠깐 머무는 거니까 웬만한 건 대충 지나치려고 하는데도 필요한 것들이 이렇게 많다. 쓰레기도 많이 나오고 돈도 많이 들고. 사람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사는 걸까? 아니, 나는.

image_8662879361493555199727.jpg?type=w773 맛나식당의 튀김과 김밥


image_4849154531493556193331.jpg?type=w773 아저씨 혼자 열심히 튀겨내던 도나쓰. 팥이 알차지 않아서 아쉬웠다.




내일부터 청소 알바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해서 오늘은 집에서 좀 쉬었다. 해가 많이 나서 빨래를 하고 - 두세 시간 만에 다 말랐다. 낮 동안 빨래 - 널기 - 걷기 - 개어 서랍에 넣기까지 다 끝나버렸다.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고, 햇볕 아래에서 잔뜩 몸을 비비고 있는 고양이들과 조금 놀았다. 갈수록 이녀석들 귀여움이 늘어간다. 어제는 비읍이가 귀여움을 잔뜩 부리고 갔는데 오늘은 니은이다. 나이도 많은 녀석이 어찌나 말도 잘하고 이쁘게 구는지. 조금 전에도 어둠 속에서 나를 보더니 자꾸 뭐라고 해서 잠깐 나가 놀고 왔다. 니은이는 열세 살 정도라고 한다.


날이 갑자기 너무 더워졌다. 집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밤에는 꽤 춥고 낮에도 선선했기 때문에 반팔보다는 얇은 긴팔 옷을 더 챙겼다. 바지도 완전 여름바지가 아닌 간절기용이다. 이제 청소 알바도 열심히 해야 하고 종종 카페 알바도 하기로 했고 또 틈나면 부지런히 구경도 다녀야 하는데 이런 옷으로는 너무 힘들 것 같았다. (더위 많이 탐) 게다가 아주 중요한 품목 하나를 빠뜨리고 와서, 결국 룸메에게 짐을 좀 부쳐달라고 부탁했다. (빨리 오면 좋겠네, 아유 더워.)

유는 개에게 물린 자리가 약간 염증이 생겼는지 불편하다고 해서, 내일 병원에 간다고 한다. 내가 일을 해야 해서 같이 못 가게 생겼는데 견주 언니가 마침 연락을 주셔서 같이 병원에 가주신다고 했다. 어쩜 짠 듯이 그때 연락을 주셨는지. 견주 언니 부부가 집의 잠금쇠도 봐주셨는데, 덕분에 불편했던 문이 시원하게 열리고 닫히게 되었다. 아유, 가려운 곳 긁은 기분. (고맙습니다!)

저녁으로는 최근 집에서 해먹던 두부스크럼블을 해서 애호박볶음, 상추, 양배추쌈, 김치와 먹었다. 원래 레시피에는 건새우가 들어가는데 그건 없어서 그냥 파와 두부만 넣고 소스 만들어서 볶았다. 건새우가 없어도 먹을 만하게 되었다. 나는 달걀스크럼블을 꽤나 좋아하는데 그 대용으로 손색없는 반찬이다. 단백질도 식감도 달걀과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고, 나름의 맛이 또 있다.

이번 주는 긴 황금 연휴라 영업하시는 분들은 다들 마음이 바쁘시다. 나도 내내 청소 알바가 있고, 이번 주는 카페 알바도 두 번 나가기로 했다. 다행히 오늘 소책자 디자인 수정을 마쳐서 보내 놓았고, 검토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는데, 차근차근 하나씩 모두 끝내고 여유로운 제주 생활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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