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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제이비 Dec 14. 2022

회사 타이틀을 걷어 낸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퇴사 준비 다이어리 1편 

물론 재능이 있는 '일부' 의 이야기겠지만,  어떤 똑띠한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면서도 SNS도 잘하고, 부캐도 잘 만들어서, 혹 퇴직을 한다 해도 자기 브랜드를 미리 만들어서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얼마전에 '브런치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 대기업 퇴직임원의 일기'였다. 00그룹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내가 몸담고 있는 그룹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30년이라는 직장생활을 마치고 그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 본 임원이지만, 막상 나와보니 자신이 뭘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마을버스 하나조차 타는게 어려운 바보가 됐다고 고백한다. 


퇴직 후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그 다음 행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력서도 내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고,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솔직하게 속마음을 일기에 적어준 그 퇴직 임원분이 대단하기도 했지만) 

나로썬 정신이 번쩍 들 수 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지금 내가 당장 퇴직을 한다면 저 모습이 아닐까? 


그래도 저 퇴직 임원 분은 수천명을 이기고,  대기업에서 그 0.01%안에 든다는 임원이라도 올라가봤고, 아마 연봉을 수억이라도 받아봤겠지. 나는 광고 회사에서 아이디어가 점점 무뎌져 가는 일개 차장일 뿐이다. 아마도 나는 지금 상태에서 퇴직을 한다면 갈팡질팡 정도가 아니라 사실 심한 우울증까지 올 것이 틀림없다. 


보통은 직장생활 10여 년을 한 지금 내 연차에서 그 다음 여정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회사에 몸바쳐 올라갈 수 있을때까지 '어디 한번 올라가보겠다 '결심''을 하던지, 아니면 앞으로의 내 삶을 꾸리기 위해 나만의 것을 만들어 가겠다고 결심하던지 말이다. 


가장 최악은 지금 이시점에 이 길도 저 길도 아닌 그냥 사는 대로 살아가는 거다. 제대로 이기고 경쟁해서 올라가보겠다고 결심하는 것도 아니고, 나가서 나만의 길을 찾아보겠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하루 하루 불평하며, 나는 왜 노동자로 살아야 하냐며 신세한탄을 하면서. 그렇게 살던대로 사는 삶이다. 


'최근 몇년간 알면서도 부정하고, 알면서도 외면했던' 



이제는 인생의 변곡점이 다가왔다. 나도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상에는 많은 삶의 방식들이 있는데, 지금 나에겐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그럴싸한 회사를 다니고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의해, 그 길만 옳다고 생각하고 그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만 있을 뿐이다.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한다. 

적어도 몇년 뒤에, 이 근사해 보이는 회사에서 나와 오롯이 '나' 라는 사람만 봤을때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까지 열심히 걸어와 그토록 원하던 대기업에 들어온 내 길을 부정하고 싶지도 않고, 그 길이 잘못됐다고 생각도 안한다. 이제는 어떤 변곡점에 다가왔다고 느낄 뿐이고 그래도 다행인건 내가 눈을 가리지 않고, 관성에 의해 살려고 하지 않고 내 현실을 정확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거다. 


이제 나는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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