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대본이 공연된다. '작가'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불려지는 날이기도 하겠다. 아직도 어색하고 부족하고 갈 길이 멀었는데 사람들은 대본을 쓴 사람이니 그저 별 거 없이 나를 '작가님'이라고 나를 불러준다. 그리고 나는 '네,네' 하면서도 뒤돌아 숨고 싶다.
8월 30일 공연을 보러 갈 것이다. 대표님이나 연출님도 처음 만나게 되고, 배우분들께 너무 감사해서 꽃이라도 사 가려고 한다. 남편은 나에게 꽃을 준다고 하는데 왠지 너무 부끄러울 듯.
'달려라 지브라'의 공연이
안양아트센터 수리홀에서
8월 30일 화요일 7시 30분 열린다.
너무 파묻혀만 살았더니, 인맥 두절. 그렇다고 '실은, 제가 쓴 대본이 공연을 합니다'라고 동네방네 알리자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일단 우리 가족 표부터 사야겠다.
대본에, 소설에, 책 쓰기에, 올해는 '쓰는' 해 인가보다.
재미있게 담백하게 억지로 꾸며쓰지 않게 그렇게.
<'달려라 지브라' 시놉시스>
“마법의 빨간 열매를 먹으면 여러분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면?!”
만약, 여러분은 원하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요?
여기 무지개처럼 알록달록 색깔을 가진 다섯 명의 동물 친구들이 있어요. 색종이로 무엇이든 접을 수 있는 호랑이,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활발한 곰, 사진을 찍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양, 축구를 잘하는 용감한 토끼,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얼룩말은 친구들을 항상 도와주고 이해하는 친구죠. 그리고 화창한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보물 지도와 비밀 편지를 동물 친구들이 받게 되면서 아슬아슬한 모험이 시작됩니다.
마법의 빨간 열매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토끼와 양, 호랑이와 곰 그리고 얼룩말은 미션 세 가지를 수행해야 해요. 그리고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우리 친구들의 힘찬 목소리와 반짝이는 생각들이 꼭 있어야 빨간 열매 나무로 갈 수 있거든요. 상자를 높이 쌓고, 무서움을 이겨내며 숨겨진 보물을 함께 찾아보는 특별하고 신나는 미션이 기다리고 있어요.
동물들은 여러분과 힘을 합쳐 과연 이 모든 과정들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정말 빨간 열매를 먹으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걸까요? 하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동물 친구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지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