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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름 Nov 16. 2023

오즈의 마법사 동화구연극_하남청소년수련관 11/21,화

은빛구두를 신고, 황금길을 걸어 오즈의 세계로

솔직히 좀 욕심난 대본이었다. 너무 바빠 거절하고 싶었으나(마감도 4일동안 다 써야 해서 짧기도 했고) 오즈의 마법사는 안 쓸 수가 없었다.


어렸을때 난 신데렐라 스토리도 좋아했지만, 오즈의 마법사나 돈데크만 주전자가 나오던 시간탐험대에 더 환장했었다. 만화가 나오는 그 시간이 되면 숨차게 달려 티비 앞에 앉아 숨막히게 떨리던 순간. 혹시나 늦어서 오프닝 노래를 듣지 못한 날은 몹시도 슬펐다.


겁많은 나는, 원래 모험 체질이었던건가.


그리고 이틀만에 휘몰아치게 쓴 오즈의 마법사!

매일 블로그도 쓰고, 수업도 가고, 대본도 쓰고, 밥도 하는 나는 요즘 이전의 내가 아니다. 게으르고 나태하고 아프기만 하던 난, 일하면서 컨디션과 건강을 더 얻는 것 같다. 요즘 쓴 대본들을 공연으로 보며 대표님께 너무 감사해 내 인생의 은인이시다, 라고.  


양철나무꾼이 딱정벌레를 밟아 죽이고, 두 손으로 안아 눈물을 흘리는 부분을 쓰면서 심장 없는 그의 마음은 얼마나 뜨거운가. 이 식어빠진 심장으로 당신을 그려내고 있는 나는 말라 비틀어진 북어대가리.


예전부터 나는 키키나, 도로시같고 싶었다. 당당하고 순수하고 귀여운 그녀처럼. 닮고 싶었으나 바람일 뿐이었는데, 대본을 쓰다보니 매일 생각하게 되고 그녀들이 내 곁에 있으니 함께라서 너무 좋다.


대본을 다 쓰고 연출님께 송고.

바로 카톡으로 오즈의 마법사 포스터를 보내주셨다. 와, 이거잖아! 내가 바라고 원하던 모험의 세계. 머릿 속 그리던 모습들이 이미지로 나타나 딱 마주쳤을 때 그 카타르시스.


그런데 12월 초까지는 수업이 매일 있어 공연을 갈 수가 없다. 평일 오전 열시반이라니ㅜㅜ 좀 가혹한 시간이다. 신데렐라 동화구연을 들어보니, 너무 잘하셔서(진짜 동화 속에 들어가버리고 마는) 또 듣고 싶어져서.


나의 소중한 친구 도로시야, 토토야, 허수아비와 사자, 그리고 양철나무꾼아. 나의 글로 다시 이렇게 세상에 나와줘서 고마워.


그럼, 이제 오즈의 세계로 떠나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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