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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센 Jun 30. 2020

왜 HR이 하고 싶으세요?

업에 대한 고민


HR 직무가 진짜 나에게 맞는 직무인가?

HR 직무로 지원과 탈락을 매번 반복하던 중, 왜 HR 직무를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한 시간들이 있었다. 내가 진짜로 HR 직무가 하고 싶은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이 분야만을 계속 지원할 가치가 있는지.


그저 전공이 HRD이고 그나마 배우고 준비한 것이 이 분야라 단순히 HR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았다.


사실 HR 부서는 조직에서 돈을 벌어오는 부서도 아니고 파워가 있는 부서도 아니다. 또한 루틴한 업무도 많은 편이고 이것저것 문의하는 직원들 상대하느라 지칠 때도 많은 편이다. 솔직히 처음 HR 업무를 하게 되었을 때 기쁨보다 실망감을 더 많이 느꼈었다. 앞의 이유들도 조금은 포함되겠지만 그것보다 실무에서 HR의 모습은 내가 학교와 HR 컨퍼런스에서 듣고 배운 HR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HR은 경영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라고 들어왔는데 현실은 그렇게 이상적이지만은 않았다. 컨퍼런스 및 HR 매거진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수많은 HR 업무의 극히 일부분인 경우 많았다.


전략적 파트너라기 보다는 내부 조직원들을 위한 CS 센터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R 직무가 좋더라

어렸을 때 나는 축구를 참 좋아했다. 축구를 그래도 조잘하는 편이었고 친구들이랑 뛰어다니며 땀 흘리고 노는 시간이 즐거웠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축구를 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팀원들과 함께 팀을 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Football Manager이라는 게임의 영향이 조금은 있다고 본다.)


팀원 각자의 능력과 성향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팀으로서 더 높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이 과정이 매번 다툼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이루어지는 과정은 절대 아니다.)

내가 잘해서 주목받을 때보다 팀으로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는 게 더 즐거웠다. 그리고 팀원들과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이것이 내가 찾은 답이었다.

조직원과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고민하고 하나의 팀으로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는 일.


나는 이 과정이 HR의 역할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HR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일은 단순히 소득을 얻기 위한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수단이라고 믿는다. 일은 사회/조직 구성원으로서 나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내게는 그런 일이 HR 이라고 생각한다.


동료와 조직의 성장을 고민하고, 그것들 인사제도 및 교육체계에 녹여내는 일.

팀원들에게 소속감과 열정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일.

자신의 업무에 자부심을 느끼고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가꾸는 일.


조직원들을 위한 CS 센터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동료들에게 더 관심 갖고 그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낼 것이다.




 

당시 내가 내린 결론은 'HR 담당자가 정말로 되고 싶다' 였다.

그리고 그때의 마음가짐은 이 글을 쓰는 아직까지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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