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숲을 걷다 소화기를 발견했다.
건조한 날씨라서 소화기가 산책로 곳곳에 보인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숲이 우리 감정의 소화기가 되어주는 건 아닐까 하고.
화가 나거나, 마음이 상해 있거나,
불쑥 불길처럼 감정이 치솟을 때도
이 길을 걸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진정된다.
가을 단풍은 울긋불긋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태우지 않는다.
그저 제 색으로 천천히 번져갈 뿐.
그래서일까.
불 같은 마음도
이 계절을 바라보고 있으면
조금씩 식혀진다.
가을 단풍은
우리 마음의 소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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