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라는 거센 맞바람을 뚫는 '로우 샷'의 경영학
필드 위 골퍼들이 비나 눈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 바로 바람이다.
그중에서도 목표 지점에서 내 얼굴을 때리는 맞바람은 공포 그 자체다.
내 공을 집어삼킬 듯이 불어오는 거센 바람 앞에서 골퍼는 명확히 두 부류로 나뉜다.
하수는 바람에 맞서려 한다. 바람 때문에 거리가 줄어들 것을 걱정해,
평소보다 더 강하게 채를 휘두른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경직된 스윙.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임팩트가 강할수록 공에는 더 많은 백스핀이 걸리고,
그 스핀 먹은 공은 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구쳤다가 힘없이 뚝 떨어진다.
이른바 벌룬(Ballooning) 현상이다. 바람을 힘으로 이기려다,
오히려 바람의 먹잇감이 되고 마는 것이다.
반면 고수는 바람을 인정한다. 그들은 맞바람이 불면 클럽을 한두 클럽 길게 잡는다.
그리고 평소보다 부드럽게, 더 낮게 친다. 타이거 우즈가 즐겨 치던 스팅어 샷(Stinger Shot)이다.
지면을 스치듯 낮게 깔린 공은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묵묵히 제 갈 길을 간다.
화려하게 뜨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멀리 살아남는다. 혹은 한두 클럽 길게 잡고 간결하게 스윙한다.
지금 시장에 불어닥친 경기 침체는 골프장의 거센 맞바람과 같다.
안타깝게도 많은 브랜드가 이 시기에 아마추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매출이 떨어질 것이 두려운 나머지, 무리하게 힘을 쓴다.
감당할 수 없는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거나, 제 살 깎아먹기식의 과도한 가격 할인을 감행한다.
우리는 불황을 이겨내겠다는 오기다.
하지만 시장의 거대한 흐름을 개별 브랜드가 힘으로 거스르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브랜드 이미지만 허공에 붕 뜨고, 재무 건전성은 악화되어 추락하고 만다.
그래서 비사이드웍스는 불황기에 '로우 샷(Low Shot)' 전략을 주문한다.
탄도를 낮춰라 (Essence): 화려한 브랜딩이나 보여주기식 캠페인은 잠시 접어두자. 대신 고객이 당장 필요로 하는 본질적 가치에 집중해 자세를 낮춰야 한다. 겉멋을 뺀 실용적 메시지만이 바람을 뚫는다.
클럽을 길게 잡아라 (Long-term): 당장의 매출 10% 상승에 목매지 말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라. 지금은 깃대를 직접 노릴 때가 아니라, 그린 중앙에 안전하게 올리는 온 그린(On Green) 전략이 필요하다. 살아남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임팩트는 부드럽게 (Flexibility): 경직된 조직과 전략은 돌풍에 부러진다. 바람의 방향이 바뀔 때 언제든 태세를 전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자.
바람을 등지고 치는 뒷바람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 그때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자는
맞바람 속에서 힘을 다 뺀 사람이 아니라 낮은 자세로 묵묵히 전진해 온 사람이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바람과 싸우고 있는가, 아니면 바람 아래로 파고들고 있는가.
거센 바람이 불 때는 고개를 숙이고, 스윙은 간결하게. 그것이 난세를 건너는 필드의 지혜다.
Creative Director. 언덕파
#비사이드웍스 #골프마케팅 #판단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