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팔로워는 늘었는데 매출은 왜 그대로인가

by 언덕파


팔로워는 늘었는데 매출은 왜 그대로인가

SNS를 열심히 했다. 콘텐츠를 매일 올렸다. 팔로워가 늘었다. 좋아요가 늘었다. 공유가 늘었다. 그런데 매출은 그대로다. 심지어 줄었다. 이 상황을 겪어본 브랜드가 한둘이 아니다. 팔로워 숫자와 매출 숫자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 현상. 왜 그럴까.

답부터 말하자면 팔로워는 관심이고 매출은 신뢰다. 둘은 다른 감정이다.


팔로워가 늘어나는 이유와 사는 이유는 다르다

누군가를 팔로우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콘텐츠가 재밌어서, 정보가 유용해서, 사진이 예뻐서, 한 번 구경하고 싶어서. 팔로우 버튼을 누르는 데 드는 비용은 0이다. 관심이 생기면 누른다.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사는 건 다르다. 돈이 나간다. 결정을 해야 한다. 후회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생긴다. 팔로우보다 훨씬 높은 신뢰가 필요하다. 팔로워 1만 명이 생겼다는 건 관심 있는 사람이 1만 명 생겼다는 뜻이지, 살 의향이 있는 사람이 1만 명 생겼다는 뜻이 아니다. 많은 브랜드가 이 둘을 혼동한다. 팔로워가 늘면 매출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팔로워 늘리기에 집중한다. 릴스를 만들고, 챌린지를 하고, 인플루언서와 협업한다. 팔로워는 는다. 매출은 안 는다.


팔로워 220만, 판매 36벌

2019년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220만 명을 보유한 패션 인플루언서가 의류 브랜드를 론칭했다. 첫 컬렉션 판매 결과는 36벌이었다. 220만 명이 팔로우했지만 36명만 샀다. 팔로워 대비 전환율 0.0016%다. 이 사건이 마케팅 업계에서 오래 회자되는 이유가 있다. 팔로워가 많다는 것과 신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를 숫자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220만 명이 그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소비했다. 하지만 36명만 지갑을 열었다. 나머지 219만 9,964명은 관심은 있었지만 신뢰는 없었다.


콘텐츠가 소비되는 것과 브랜드가 신뢰받는 것은 다르다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 브랜드가 있다. 조회수가 높다. 공유가 많다. 그런데 잘 안 팔린다. 반대로 콘텐츠가 평범한데 잘 팔리는 브랜드도 있다. 차이는 하나다. 신뢰다.

콘텐츠는 소비된다. 보고 끝난다. 좋아요를 누르고 넘어간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쌓인다. 한 번의 콘텐츠로 생기지 않는다. 일관된 메시지, 약속을 지키는 경험, 구매 후 만족감이 반복되면서 생긴다. 소비되는 콘텐츠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신뢰로 이어지지 않으면 매출은 안 온다.


팔로워가 고객이 되지 않는 이유

팔로워가 고객으로 전환되지 않는 데는 패턴이 있다.

첫째, 콘텐츠와 제품이 따로 논다.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그 콘텐츠가 제품과 연결되지 않는다. 팔로워는 콘텐츠를 팔로우하는 거지 브랜드를 팔로우하는 게 아니다. 콘텐츠가 재밌어도 이 브랜드 제품을 사야 할 이유가 없으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둘째, 팔로워의 질이 다르다. 팔로워 1만 명이 있어도 실제 구매 가능한 타깃이 100명이라면 의미가 없다. 넓게 팔로워를 모으다 보면 정작 살 사람이 아닌 사람들로 채워진다. 좋아요는 눌러도 살 생각이 없는 사람들.

셋째, 브랜드 메시지가 불명확하다.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다 보면 이 브랜드가 뭘 파는지, 왜 이 브랜드여야 하는지가 흐릿해진다. 팔로워 입장에서 이 브랜드는 X를 잘한다는 인식이 없으면 구매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


매출로 이어지는 팔로워를 만드는 법

팔로워 숫자보다 팔로워의 질이 중요하다. 정확한 타깃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 넓게 퍼지는 콘텐츠보다 살 사람에게 깊게 꽂히는 콘텐츠가 매출을 만든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를 봐야 한다. 하나는 저장수다. 좋아요는 감정적 반응이고 저장은 의도적 행동이다. 나중에 다시 볼 만큼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저장수가 높은 콘텐츠가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하나는 프로필 클릭수다. 콘텐츠를 보고 이 브랜드가 뭔지 궁금해서 프로필을 봤다는 건 관심이 한 단계 올라간 신호다.

팔로워를 늘리는 것과 매출을 올리는 것은 다른 목표다. 팔로워를 늘리려면 도달을 높이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매출을 올리려면 신뢰를 쌓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둘을 혼동하면 팔로워만 늘고 매출은 제자리인 상황이 반복된다.

팔로워 숫자는 허영 지표다. 매출은 신뢰 지표다. 허영 지표를 보며 기뻐하는 동안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팔로워가 늘었는데 매출이 그대로라면 지금 당장 이 질문을 해야 한다. 우리는 팔로워를 늘리고 있는가, 신뢰를 쌓고 있는가.

판단이 먼저다. 제작은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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