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있다.
"광고를 더 해야 합니다."
예산을 늘리고, 채널을 늘리고, 집행을 늘린다. 더 많이 노출되면 더 많이 팔릴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자주 보는 그림은 다르다. 광고비를 늘렸는데 매출은 그대 로고, 광고비만 늘어난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광고는 브랜드의 현재 상태를 증폭시킨다. 좋은 브랜드에 광고를 하면 더 좋아 보이고, 나쁜 브랜드에 광고를 하면 더 나빠 보인다. 광고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현재 상태를 더 크게 보여줄 뿐이다.
광고비를 늘려도 안 되는 경우
광고비를 아무리 늘려도 매출이 안 오르는 상황에는 패턴이 있다.
첫째, 제품이 약할 때다. 광고를 보고 샀는데 실망했다. 재구매가 없다. 추천이 없다. 새 고객을 계속 데려와야 하는데 그 비용이 점점 커진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이 상황에서 광고비를 늘리면 실망하는 사람만 더 빨리 늘어난다.
둘째, 메시지가 틀렸을 때다. 광고는 하는데 고객이 반응하지 않는다. 클릭도 없고, 문의도 없고, 전환도 없다. 노출은 되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이건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메시지의 문제다. 틀린 말을 더 크게 외치는 것뿐이다. 메시기를 다시 개발해야 한다. 카피가 약하다는 얘기다.
셋째, 타깃이 틀렸을 때다. 살 사람이 아닌 사람한테 광고가 가고 있는 것. 반응률이 낮고, 전환율이 낮다. 예산을 늘려도 같은 타깃에게 더 많이 보여줄 뿐이다. 살 사람을 찾지 못한 광고는 예산을 늘릴수록 손해다.
광고비를 줄여야 하는 순간
광고비를 줄여야 할 때는 세 가지다.
첫 번째, 광고를 멈췄을 때 매출이 바로 떨어지면 줄여야 한다. 광고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건 브랜드 자체에 힘이 없다는 신호다. 광고 의존도가 높을수록 브랜드는 약하다. 광고를 끊어도 팔리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먼저다.
두 번째, 광고비 대비 매출 비율이 개선되지 않을 때다. 광고비를 두 배 썼는데 매출이 두 배가 안 된다면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계속 늘리는 게 아니라 멈추고 원인을 봐야 한다.
세 번째, 브랜드 메시지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다. 뭘 말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광고를 집행하면 예산만 태운다.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는 노출될수록 혼란만 키운다. 뭘 말하려는지 알 수 없는 브랜드의 대부분은 광고에 제품의 모든 걸 담고 싶어 한다. 메시지는 많은데 남는 게 없다.
코카콜라가 광고를 멈췄을 때
2020년 코카콜라는 전 세계 광고를 일시 중단했다. 팬데믹 때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광고 효율을 재검토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그 기간 동안 코카콜라 매출이 광고를 집행하던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브랜드 자체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광고가 없어도 팔리는 브랜드다. 광고는 그 힘을 유지하고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지, 없으면 무너지는 구조가 아니다.
반면 광고에 의존해서 성장한 브랜드들은 광고를 멈추면 매출이 급락한다. 광고가 브랜드를 대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아니라 광고를 팔고 있었던 것이다.
광고비보다 먼저 해야 할 것
광고비를 늘리기 전에 이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광고 없이도 팔리는가.
지금 우리 제품을 써본 사람이 다시 사는가.
주변에 추천하는가.
이 세 가지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면 광고비를 늘려도 된다. 답하지 못한다면 광고비를 늘리기 전에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광고는 브랜드가 준비됐을 때 빛을 발한다. 준비되지 않은 브랜드에 광고는 약이 아니라 독이다. 문제를 더 빨리, 더 크게 만들 뿐이다.
광고비를 줄이는 것은 포기가 아니다. 준비하는 것이다. 브랜드의 기초를 다지고, 메시지를 정확하게 만들고, 타깃을 명확히 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끝난 다음 광고비를 늘리면 같은 예산으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광고비를 줄여야 할 때를 아는 것. 그게 판단이다.
판단이 먼저다. 제작은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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