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회의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 하나가 있다.
"바이럴로 만들어야 해요."
영상을 만들면서도 바이럴을 목표로 한다. 캠페인을 기획하면서도 바이럴을 목표로 한다. 콘텐츠를 올리면서도 바이럴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바이럴을 목표로 한 콘텐츠 중에 실제로 바이럴이 된 게 얼마나 될까. 바이럴은 전략이 아니다. 결과다. 목표로 세울 수 있는 게 아니다.
바이럴을 목표로 하면 생기는 일
바이럴을 목표로 설정하는 순간 콘텐츠의 방향이 바뀐다. 브랜드가 말해야 할 것보다 사람들이 공유할 만한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자극적인 것, 재밌는 것, 논란이 될 만한 것. 클릭을 유도하고 공유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간다.
그 결과 콘텐츠는 퍼질 수 있다. 조회수가 올라가고 공유가 늘어난다. 그런데 브랜드가 남지 않는다. 콘텐츠는 기억되는데 어떤 브랜드가 만들었는지 모른다. 바이럴이 됐지만 브랜드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상황이 생긴다. 바이럴을 목표로 하면 콘텐츠와 브랜드가 분리된다. 콘텐츠가 브랜드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 자체를 위해 존재하게 된다.
진짜 바이럴이 일어나는 순간
바이럴은 계획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싶을 때 생긴다.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 내가 이걸 공유하면 내가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했을 때 좋은 결론이 나는 경우다. 재밌는 사람으로 보이거나, 정보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거나, 감성 있는 사람으로 보이거나. 공유하는 사람의 자기표현 욕구와 맞닿을 때 바이럴이 일어난다. 이건 콘텐츠를 바이럴 하게 만들려고 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브랜드가 사람들의 감정과 가치관을 정확하게 건드렸을 때 생기는 부산물이다.
버거킹이 한 일
버거킹은 2019년 몰디 와퍼 캠페인을 했다. 방부제 없는 와퍼가 34일 동안 썩어가는 영상을 광고로 만들었다. 징그럽고 불편한 영상이었다. 아무도 이걸 공유하려고 만든 게 아니었다. 버거킹이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우리는 인공 방부제를 쓰지 않는다. 그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과는 바이럴이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했다. 불편하지만 진실한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버거킹이 바이럴을 목표로 했다면 이 캠페인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썩어가는 햄버거는 바이럴 공식과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가장 강하게 표현했더니 바이럴이 따라온 것이다.
바이럴을 쫓다가 잃는 것
바이럴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는 일관성을 잃는다. 이번 달에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고, 다음 달에는 감동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그다음 달에는 논란이 될 만한 콘텐츠를 만든다. 공유될 것 같은 것을 계속 찾는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의 메시지가 흔들린다. 고객 입장에서 이 브랜드가 뭘 말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재밌는 콘텐츠는 기억하지만 브랜드는 기억하지 못한다. 바이럴이 됐지만 브랜드 자산은 쌓이지 않는 역설이 생긴다.
더 심각한 경우는 바이럴을 위해 브랜드 포지션과 맞지 않는 콘텐츠를 만들 때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B급 유머로 바이럴을 노린다. 한 번은 화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고객은 이 브랜드가 달라졌다고 느낀다. 프리미엄 포지션이 흔들린다. 바이럴 하나 때문에 쌓아온 브랜드 자산이 무너지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한때 특정 식품 브랜드가 SNS 바이럴을 위해 브랜드 톤과 전혀 다른 B급 유머 콘텐츠를 연속으로 올렸다. 반응은 좋았다. 공유도 됐다. 그런데 기존 고객들이 떠났다. 브랜드가 가볍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바이럴 이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바이럴은 됐지만 브랜드는 잃었다. 바이럴의 비용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바이럴보다 먼저 해야 할 것
바이럴을 목표로 세우는 대신 이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1) 우리 브랜드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2) 그 말을 가장 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3) 이 콘텐츠가 우리 브랜드를 더 명확하게 만드는가.
이 세 가지에 답할 수 있다면 바이럴은 목표가 아니어도 된다. 강제로 공유시키려 하지 않아도 브랜드가 명확하고 메시지가 강하면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공유한다. 바이럴은 전략이 아니다. 브랜드가 제대로 됐을 때 따라오는 결과다. 전략은 바이럴이 아니라 브랜드 메시지여야 한다.
판단이 먼저다. 제작은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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