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를 기대하지 마라
퍼팅은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다.
오비구역에서 볼을 찾았다고 알을 까거나 좋지 않은 라이의 볼을 좋은 자리로 툭 옮기는 골퍼를 수없이 봤다. 그런 '슬쩍'이 통할 수 있는 건 페어웨이 구간의 이야기다. 퍼팅은 그런 속임을 계획할 수가 없다. 그린 위에선 모든 게 낱낱이 보인다. 동반자들과 캐디가 그린 위에 모두 모여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은 동반자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페어웨이에서도 다른 동반자의 행동은 멀리서도 보인다. 본인은 남들이 안 본다고 아무 일 없는 척 하지만 예리한 동반자의 CCTV에 모두 녹화되고 있다. 다만 당사자가 쪽팔릴까 봐 얘기를 안 하는 것일 뿐)
✅ 퍼팅은 감시받는 게임이다
간혹 캐디들이 고도의 손기술로 5cm 정도 홀에 가까이 마크해 주는 경우가 있다. 조금이라도 퍼팅 거리를 줄여드리겠다는 배려(?)이겠지만 그러면 곤란하다. 하지만 이 역시 사사건건 그러면 안 된다 하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런저런 반칙들에서 벗어나려면 방법은 하나다. 초보 때부터 볼 마크는 본인이 직접 마크하는 것이다. 간혹 나의 마크가 동반자의 퍼팅 라인에 걸릴 경우, 퍼터 헤드 길이만큼 옮겨주는데 이 역시 대충 옆으로 빼주는 게 다반사다. 프로들의 경기를 보면 마크를 옮기는 방향 선상의 나무나 특정 물건을 인지하고 그 선상으로 옮겨준다. 아무리 명랑골프라도 대충은 없다. 그리고 퍼팅을 한 후에 마크를 옮겨준 플레이어에게 꼭 원위치하라고 얘기해줘야 한다. 잠깐이지만 볼 마크를 옮긴 사실을 잊고 그대로 퍼팅할 수 있어서다. 나도 까먹고 그대로 친 경우가 있었다.
✅ 숏퍼팅은 매일 해야 한다
퍼팅은 돈이다. 티샷 세컨드샷 어프로치에 비해 동반자들의 집중도가 높다. 요즘엔 어지간한 거리가 아니면 컨시드(오케이)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오롯이 자신의 실력과 멘털을 작은 퍼팅 스트로크에 모두 담아야 한다. 퍼팅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자신만의 그립, 자신만의 리듬과 터치감 그리고 수많은 라이에서의 경험. 퍼팅은 유독 자신만의 스타일이 중요한 게임이다. 거실 한편, 베란다 어딘가에 퍼팅매트가 있다? 아마도 기본 이상은 하는 골퍼일 것이다(하루에 최소 몇 개라도 친다는 전제 하에). 아마추어는 프로들처럼 실제 그린에서 종일 연습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퍼팅매트는 훌륭한 연습 도구이다. 특히나 2미터 숏퍼팅 연습은 매일 조금씩 해주면 특효약이 된다. 중장거리 퍼팅은 라운드 당일 연습그린에서 체크하면 될 일이고, 평소 연습은 무조건 2미터 안쪽의 숏퍼팅을 해야 한다. 직선으로 보낼 수 있는 자신만의 터치감을 틈틈이 조금씩이라도 입력해야 한다. 2미터가 자신 있어지면 중장거리 퍼팅은 심리적으로 편안해진다. 중장거리가 편해지면 세컨드샷이 부담이 없다. 도미노 효과다. 나는 피곤하고 바쁜 날은 서너 개 숏퍼팅만 하고 끝내기도 한다. 근면함은 그린 위에서 보상받는다.
✅ 슬럼프일 땐 퍼터 교체, 그립의 변화도 좋은 전략이다
퍼팅이 안될 때 기분전환 삼아 퍼터를 바꾸기도 한다. 이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작년부터 난 그립을 바꿨다. 작은 변화다. 정답은 없다. 내게 맞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하는 오버래핑 그립에서 오른손 엄지를
펴서 그립 옆면에 모두 밀착시키는 그립으로 변화를 줬다. 작년 퍼팅으로 고전하던 중, 같이 라운드 했던 프로의 그립을 따라 해 본 것이다. 처음엔 어색했다. 하지만 오른 손목이 고정되는 느낌이 좋았고 스트로크 내내 헤드가 열리거나 닫히지 않는 안정된 느낌을 받았다. 성공률이 매우 좋다.(지금은 모르겠지만, 코리안투어의 맹동섭 프로와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도 이 그립을 했던 기억이 난다)
라운드 후 사우나에 몸을 담갔을 때 기분이 좋은 날은....? 거리 짱짱한 드라이버샷, 디봇 떠내는 아이언샷, 핀붙하는 어프로치 보다 쓰리 퍼팅 없이 안정적인 퍼팅을 했던 날이다. 비싼 첨단 퍼팅 연습도구 대신 심플한 길이의 매트와 볼 몇 개면 충분하다. 동반자들에게 피 같은 돈 잃지 않으려면 당장 매트 매트 홈페트.
'거리보다 중요한 건, 눈앞 2미터의 성실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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