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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밝은밤 Sep 02. 2022

[주간 독설(Dog舌)] Ep. 1 내 마음 지키기

원망스럽고, 짜증 나고, 화나는 내 마음을 어떻게 다잡을 것인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되어라!

공감하되 동요되지 마라!     


주변 사람의 기분에 따라 우리의 마음도 함께 흔들린다. 

옆 사람이 오전부터 짜증을 내고 있다면 나도 같이 기분이 안 좋아지고, 나도 모르게 같이 짜증을 내게 된다. 주변 사람의 기분 변화에 따라 나의 기분도 함께 출렁이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다. 공감과 동요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동료의 감정을 함께 공감해주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건 유대감을 돈독하게 해주지만, 공감이 아니라 동요가 되어 나의 기분이 주변 사람의 기분에 따라 좌우된다면 삶의 주체성을 잃게 된다. 주체적이지 못한 삶이 행복할 리 없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외부의 강한 자극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이 동요되는 순간 평정심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떠오르지 않으며, 또한 정확하게 내 몸과 마음을 어떤 상태로 두어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이럴 때 평정심을 이미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상태를 어떤 사물이나 대상으로 이미지화하는 것이다. 본인은 주로 커다란 나무(거목, 巨木)를 떠올린다. 뿌리를 땅 밑에 깊이 내린 채, 그 어떤 바람에도 끄떡없이 버티는 거대한 줄기를 가진 거목을 상상한다. 주변에서 짜증을 내고 화를 내도 순간적으로 거목의 이미지를 마음에 떠올리며, 당신이 아무리 나를 흔들어 대도 난 전혀 미동이 없는 커다란 나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평정심을 첫째. 말을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하고, 둘째. 표정을 온화하게 짓고, 셋째. 손동작을 크게 하거나 다리를 떨거나 고개를 과하게 끄덕거리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목록화된 정의를 기억하고 있다가 어떠한 상황에서 이 목록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흥분된 상태에서 이 목록이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커다란 나무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순간적으로 나의 모든 행동과 감정을 이미지대로 제어할 수 있다. 목록대로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에서 떠오르는 심상을 그대로 나의 감정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음이 흔들리고 동요될 때마다 자신이 정의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유유히 흐르는 강, 넓고 잔잔한 호수 또는 거대한 산도 좋다. 마음에 드는 대상을 골라 사진을 찾아 그 사진을 반복적으로 바라보며 그 이미지를 명료하게 마음에 새겨놓아라.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흔들리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을 보라 

모든 문제의 본질은 단순(simple)하다.
그걸 바라보는 내 마음이 복잡할 뿐이다.      


어느 날 회사에서 팀장님이 나에게 이번 사업발표회에서 우리 부서를 대표하여 발표해보라고 지시하였다. 안 그래도 다른 업무로 바빠서 여유가 없는데 이 일까지 나에게 시키다니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상사 앞이라 뭐라 하지도 못하고 떨떠름하게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날 저녁 퇴근하여 잠자리에 누웠는데 자꾸 그 발표회 생각이 난다. 팀장님은 내가 얼마나 바쁜지 모르는 건가? 아니면 내가 한가해 보이나? 전부터 은근히 까다로운 일만 나에게 슬슬 넘기는 거 같은데 내가 웃으며 ‘네네~’ 하니깐 쉬워 보이나? 그동안 내가 너무 시키는 대로만 했더니 날 너무 만만하게 대하는 거 같다. 내일부터 웃지 않고 싫은 티도 내면서 팀장님과 거리를 두어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각을 바꿔 팀장으로서 이 사건을 바라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팀장이 부서를 대표하는 발표업무를 그저 일을 시키기 편한 사람에게 시키겠는가? 부서 발표를 연차가 낮은 사원에게 시킬 순 없고, 어느 정도 업무능력과 연차가 되는 과장급 직원에게 이 일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 팀의 과장인 직원에게 이 업무를 지시했을 뿐이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그 과장이 내 앞에서 싫은 티를 팍팍 내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사무실 분위기를 흐려놓고 있다. 상사로서 부하직원한테 나한테 불만 있냐고 대놓고 말하기엔 너무 체면이 안 서고 그렇다고 모른 척하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이 일의 본질은 발표업무를 맡은 것뿐이다. 팀장이 나를 만만하게 봐서 시킨 것이 아니고, 내가 미워서 괴롭히려고 이 업무를 준 것도 아니다. 그냥 이 일을 맡을만한 적당한 직원이 나이기 때문에 그 업무가 나에게 왔을 뿐이다.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가 나를 음해하거나 괴롭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따라서 이 일로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기분 나쁜 티를 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업무로 인해 야근해야 할 수도 있고, 한동안 업무가 과하게 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회사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업무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팀장과 상의하여 업무 계획을 조정할 일이지 내 기분을 망쳐가며 누군가를 원망하고 월급쟁이 신세를 한탄할 일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발표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질만을 생각한다면 발표 초안을 빨리 만들어서 팀원들 앞에서 예행연습을 하고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발표의 부담을 줄여 나가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다. 팀장님 원망과 자신의 신세 한탄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수동적인 준비로 발표 망치고 나서 변명 같은 원망만 늘어놓는 패턴은 무능한 회사원이 되는 공식 루트이다.     


따라서 어떤 일에 마음의 동요가 일어난다면 가장 먼저 그 일의 본질을 따져봐야 한다. 우리를 괴롭히는 일 중 상당수가 의외로 단순한 일들이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본질을 파악했으면 본질에만 마음을 쏟아라. 그 이외의 부차적으로 생기는 감정들은 완전히 무시하라. 부차적인 감정들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백해무익한 감정을 며칠씩 끌어안고 살아봐야 나만 손해다. 뇌는 상상과 현실을 명확하게 구분해내지 못한다. 따라서 이 일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별거 아닌 일로 대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나쁜 생각들을 떨쳐내고 일의 본질만을 생각하면서 이 일은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하라. 거창할 필요 없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라

감정이 기분을 만든다는 착각을 버려라.
기분은 몸이 만든다.      


심리학에서 유명한 실험이 있다. 뇌는 가슴 두근거림이 흥분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지 사건의 전후 사정과 현재의 몸의 상태로 흥분과 두려움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본 여성과 데이트할 때 공포 영화를 보거나 무서운 롤러코스터를 타라고 권한다. 이때의 두근거림이 두려움이 아니라 옆에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한 호감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해야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 그렇다. 그냥 미소를 짓는 것이다. 기분이 좋아서 웃기도 하지만,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뇌의 입장에서는 전후 관계를 치밀하게 따져가며 기분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웃고 있으면 행복한 상황이구나 하고 인식할 뿐이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산책을 하거나, 신나게 노래를 부르거나,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즐거운 감정을 가라앉히고 우울한 감정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렵다. 반대로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약해진다. 치통으로 밤새워 뒤척이는 상황에서 행복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뇌는 단순하게 현재 상황으로 기분을 결정한다. 그러니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은 생각보다 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가 중요하다. 일상에서 소소한 일에 감사하며 행복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니 웃어라. 별일 아니더라도 웃고, 사소한 일에도 웃고, 기분이 우울해지거든 그냥 입꼬리를 올려 웃어라. 그렇다면 당신은 자주 행복해질 것이다. 이렇게 좋은 감정을 유지하면 마음이 쉽게 동요되지 않는다. 동요되더라도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내 감정을 내가 결정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고, 주도적인 삶은 행복한 인생의 필수요건이다. 따라서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고, 자주 기뻐하고, 웃을 일이 없어도 만들어서 웃어라. 그렇게 한다면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돌과 같이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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