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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도 Dec 31. 2022

잡문 3

2022년. 참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곧 다가오는 내년에도 다사다난하길 기원한다. 그만큼 더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삶에도 계절이 있다. 겨울에 수확을 바라는 것은 어리석다. 눈보라 치는 날 밭 갈고 씨 뿌리는 것은 어리석다. 언제 겨울이 끝날까 묻는 것도 의미 없다. 겨울엔 겨울에 할 일을 해야 한다.


요즘 같이 추운 날 모터사이클을 타는 바보는 거의 없지만 내가 그 바보다. 한겨울 엔진 배기음은 어느 계절보다 더 깊다. 도로 위 살얼음만큼 긴장감을 더하는 것도 없다. 어두운 저녁 가로등 빛을 반사하는 그것이 물인지 얼음인지는 가보면 안다. 


깊은 우울감이 덮쳐올 때가 있다. 어쩌면 우울이 내게 온다기보다 내가 우울에게 가는 걸지도 모른다. 김소연의 표현대로 "무언가를 기꺼이 겪으려는 사람"이 되는 것이 무언가로부터 도망가기 바쁜 사람이 되는 것보다 이롭다. 겪고 느끼는 것, 그것이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쳇 베이커처럼 오늘도 다정한 인사를 건네보자. 


"Hello fear. Hello death. Fuc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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