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가 짙어진다는 사실을.
마음속이 까맣게 타들어갈 때에도
그 속에 남은 재 한 줌이라도 태워
애써 밝게 빛나 보려 했다.
실체 없이 그림자만 가득한 마음은
억지로 밝힌 불 속에서
더욱 진한 그림자가 되었다.
타인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이 되면
그림자도 어둠 속에서 몸을 누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스름한 새벽이 밝아오면
그림자도 한결 다정해진다.
애써 밝아지지 않아도
자연스럽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간다.
(표지 이미지 배경; 언스플레시, 글씨; 태나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