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군인으로 산다는 것은?
지금 나는 기자로 일하고 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 몸담았던 조직은 군대이기에, 항상 군대, 특히 여군에 대한 기사를 쓰고 싶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군에 대한 오해나 편견, 또는 궁금증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여군의 삶을 알리고 싶었다.
사실 처음에는 현역 군인을 섭외하려고 했지만 국방부를 통한 협조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다.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전역한 여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내가 여군 출신인데, 제대한 여군 섭외하는 게 뭐 어렵겠어?’ 생각했지만, 사실 섭외가 가장 어려웠다. 가장 친한 동기 한 명, 그리고 예전에 같이 일했던 육군 선배가 추천해준 ROTC 출신 한 명, 또 후배를 통해 소개받은 간호사관학교 출신 한 명을 어렵사리 섭외했다.
처음에는 내가 런던에 있으니 줌으로 영상 인터뷰를 하고 편집을 할까 했지만 서울에서 촬영 지원을 해줘서 세 분은 서울의 한 촬영장에서, 나는 줌으로 함께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차 때문에 서울 시간을 맞추다 보니 새벽 3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아침 7시에 인터뷰가 끝났지만, 여군 이야기이다 보니 너무 재미있었고 그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사실,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여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 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진짜 진지하게, 말하기 힘든 주제를 건드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인터뷰에 응하신 분들이 겪을 파장이나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주제를 젠더 이슈로만 가져갔을 경우에 벌어질 댓글 공방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를 계속 고민했지만 쉽사리 ‘이거다!’하고 결론 내리기는 어려웠다. 10년 가까이 되는 여군의 삶을 단 3-4분의 영상 안에 다 녹여내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여군이 이렇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고, 그들이 겪는 애환도 있다고, 또 그 모든 것들을 극복해 나가며 그들은 오늘도 묵묵히 일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어느 조직이나 ‘소수(Minority)’로 살아간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고단함이 수반되는 법이다. 한국 여군은 병사를 제외한 장교와 부사관 가운데 전체의 6.8%이니 아직까지 소수라 할 수 있다. 병사를 포함한 전체 병력에서는 2-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소수자’가 의견을 내놓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인터뷰에 응해주신 세 분의 용기에 감사드린다. 비록 완벽하지 않지만 첫 여군 기사를 내보냈음에 감사하며, 다음엔 더 똑똑하고 엣지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내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