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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옹 Jun 28. 2022

결혼 7주년에 처음 해본 것들

70주년 될 때까지 행복하자

2022 6 27. 어제는 나와 남편이 만나 결혼한  7 되는 날이었다. 2015, 결혼하자마자 남편의 어학연수를 위해 캐리어   끌고 아일랜드 더블린으떠나 1년을 살았다. 한국에 돌아와 아이를 낳고 8평짜리 단칸방에서 1 반을 살았다.


그 뒤로 다시 유학을 준비하던 남편이 영국 학교에 합격하면서 다시 캐리어를 끌고 런던으로 가 쥐가 나오는 집에서(!!) 1년 반을 살다가 지난해 귀국했다.


남편이 공부하거나 유학을 준비할 때는 내가 돈을 벌었고 내가 출산하고 육아를 할 때는 남편이 일을 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뒤 처음으로 우리는 맞벌이 부부가 되었는데 그때부터 조금씩 경제적 여유(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ㅎㅎ)도 생기게 된 것 같다.


그렇게 7년을 치열하게, 또 가난하게(>_<) 살아온 우리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처음으로 중식당에서 코스 요리를 시켰다.


“여보, 우리 결혼하고 코스 요리는 처음 먹어본다 그치?”

“응 ㅋㅋ 맛있다 고추잡채가 먹고 싶었어.ㅎㅎㅎ”

“음~~ 이 집 맛있다. 코스 요리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네.”

“그렇지 그렇지 ㅋㅋ”


나와 남편은 하나 하나 깨작깨작 나오는 코스 요리를 맛보며 행복해 했다. 둘 다 위가 작은 터라 코스요리 2인을 주문하니 아이와 함께 셋이 먹어도 충분했다. (사실 맨 뒤에 나오는 메인 요리는 배가 불러서 절반 이상 남겼다는…)


그렇게 우리는 결혼 7년 만에 코스 요리의 세계에 첫 발을 들여보았다. 그동안에 해외에서 아끼고 아껴가며 살았던 탓에 이 작은 (1인분에 3만 원 하는) 코스요리마저 감사하고 감동적인 이벤트가 되었다.



또 어제 결혼 7년 만에 처음 한 것이 있으니 바로 그릇 세트를 구매한 것이다. 온라인으로 주문해 결혼기념일에 맞춰 딱 도착한 4인 그릇 세트! 결혼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이렇게 그릇 세트를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 또한 7년 만에 처음 이루었다. (야호!)


해외에 살 때는 다시 한국에 가져가기 힘들어 예쁜 그릇을 살 수 없었고 단칸방에 살 때는 그릇 넣을 곳도 부족해 생각도 못했었던 그릇 세트. 특별히 남편이 진짜 갖고 싶어했던 이딸라라는 브랜드의 새하얀 그릇을 샀다. (우리 남편은 나보다 더 x100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ㅋㅋ)


그릇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보니, 이제 여기에 맛있는 음식을 담아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남들은 결혼하면서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일 수 있지만 우리 부부에겐 7년의 시간이 걸렸다. 돌이켜보면 7년 전엔 참 철없고 개념 없고 용감했었는데, 더블린, 런던을 오가며 생활력도 키우고 더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된 것 같다. 힘들었던 7년의 세월이 있어 오늘의 소박한 것들이 참 크게, 또 감사하게 다가온다.


지난 7년간 한결같이 내 곁에 있어준 착하고 소중한 남편과 결혼 70주년(100세 고고??)을 맞이할 때까지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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