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 득도 에세이 Written By 하완
사춘기 시절 에세이를 참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질풍노도의 시기, 정체성 혼란의 시기에 먼저 살아간 사람들이 들려주는 담백한 이야기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성공보다는 사람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었기에 에세이가 참 좋았다.
1990년대 초반 스님들의 에세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타개하신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석용산 스님의 <여보게 저승 갈때 무얼 가지고 가지>가 생각난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흘렀는지 지금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그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만 간간히 떠오른다.
에세이가 그런 것 같다. 잠시 기분을 전환하는 향수 향기처럼 순간적인 평온함과 기분 좋음을 준다. 그래서인지 에세이 책을 사는 것은 손해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비용-손익분석을 빌어 설명하자면 그냥 Youtube에서 ASMR을 검색해서 잠시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이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라는 에세이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을 때 사회통합 붕괴, 개인 정체성 혼란시대라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주, 2주, 3주가 되어도 1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도대체 뭘까? 호기심이 들었다. 일단 책을 손에 들었다. 그런데 놓을 수가 없었다. 이제 중년이 되어 버린 내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청년이었던 그때 내가 가졌던 고민들도 들어있다. 그런데 진지하지가 않다. 너무 웃긴다. 진지한 고민인데 너무 재미있다. 역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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